건교부 외면에 '속타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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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세주택.송파신도시 교통대책 정부 협력 급한데…
정권말기 겹쳐 임대주택법 개정 등 부정적
,송파신도시 교통대책 등 서울시의 핵심사업이 건설교통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건교부의 법적ㆍ행정적 뒷받침 없이는 대부분 사업추진이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취임 2년을 맞아 이들 핵심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데 반해 건교부는 정권 말 새 일거리를 만들기보다 현안을 마무리하는 데 주력하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기전세주택 공급사업이다. 주변 전셋값의 60~80% 가격에 입주해 최장 20년까지 계약연장이 가능한 장기전세주택 사업은 서울시의 '대표사업'이다. 최근 발산지구에서 공급된 288가구의 최종 경쟁률이 7.6 대 1에 달하는 등 시민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때문에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의 공급 활성화를 위해 임대주택법,주택공급에관한규칙 등을 개정해 줄 것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건교부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의 핵심사안인 비축용임대아파트사업도 관련 법이 지난 6월 국회통과에 실패해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시의 장기전세주택 사업에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게 이유다. 더욱이 최근 건교부 인사로 담당자들이 싹 바뀌어 업무협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현재 임대주택법을 적용해 공급하는데 이 경우 장기전세주택의 혜택을 보는 계층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65세 이상 노인을 부양하는 대가족,신혼부부 등에 우선공급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법 개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건교부의 반응이 그저 그렇다"고 전했다. 시는 급한대로 법 개정이 필요없는 60㎡ 이상 규모의 장기전세주택 입주자격에서 소득제한을 폐지하는 일부터 먼저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시가 정부의 송파신도시 광역교통대책에 더해 최근 건의한 시 차원의 교통대책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승요인이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9월 개발계획 승인을 앞두고 있는 송파신도시 교통대책과 관련,시는 최근 △송파신도시~동대문운동장(20km) △송파신도시~과천(15km) 등 지하철 2개 노선 △제2 양재대로(6.88km,왕복 4차로) △헌릉~삼성로 간 연결도로(3.7km,왕복 4차로) 등 도로 2개의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건교부에 제시했다. 하지만 이 경우 현재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교통개선비용 7700억원보다 2조2300억원이나 많은 3조원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3.3㎡당 900만원대' 분양을 장담하고 있는 건교부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시 교통계획과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건교부,토지공사,서울시,경기도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송파신도시 교통대책 사전검토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관계기관 간 입장이 보다 명확히 제시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에는 정권 말기라는 특수성이 더해져 서울시 요구사항이 중앙정부 정책추진과제 우선순위에서 아예 배제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종현/이호기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