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柳相浩 한국투자증건 사장 jamesryu@truefriend.com >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열심히 일한 당신,떠나라!"라고 했던 어느 광고 카피처럼 직장인에게 휴가는 단순한 휴식 이상이다.

지난 1년간의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회사 임직원들에게 휴가를 적극 장려한다.

필자는 7년 넘게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휴가나 연휴를 통해 유럽 곳곳을 여행할 기회가 많았다.

특히 런던에서 도버까지 1시간30분 정도를 달린 후,페리에 차를 싣고 다시 1시간30분 가면 도버해협을 건너 프랑스 칼레에 도착하게 되니 주로 이 루트를 통해 유럽을 여행하곤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휴가는 1992년 영국 근무 첫해의 가족 캠핑이었다.

유럽은 관광지마다 호숫가나 강가에 캠핑을 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여러곳을 쉽게 옮겨 다닐 수 있다.

아내와 다섯 살 난 딸아이와 함께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로 여행을 다녔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좁은 텐트 속에서 함께 먹고 자고 또 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같이 보는 등 가족 간의 정을 더없이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기억나는 휴가는 노르웨이 자동차 여행이었다.

런던에서 뉴캐슬 항구까지 6시간 정도를 달려 수영장까지 딸린 큰 페리를 타고 24시간을 가면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베르겐에 이른다.

노르웨이는 관광지마다 시설 좋은 통나무집이 있어서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빙하를 손으로 만져도 보고 장엄한 피오르드를 구경하며 여행지를 옮길 때마다 통나무집에서 숙식했다.

마치 유럽에 우리만의 별장을 갖고 있다는 행복감을 만끽하며 노르웨이 각지를 다닐 수 있었다.

유럽에서의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고 자산이 되었다.

또 유럽 각지를 샅샅이 다녀 본 경험은 어떤 점에서는 현지인보다 더 많은 견문을 갖게 해 유럽 고객들과 대화할 때도 좋은 소재가 되었다.

필자는 CEO로서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때마다 '즐거운 상상'을 통해 푼다고 답한다.

영국 체류시절 기차로 1시간 거리를 출퇴근할 때 휴가계획을 짜며 즐겁고 유쾌한 공상 속으로 빠져들곤 했다.

지금도 필자는 모든 일을 여행계획 짜듯 즐겁고 재미있는 결말을 상상하며 추진하고 해결해 나간다.

많은 사람이 휴가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여행은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휴가지로 떠나는 날 새벽 아스라한 여명 속에 차를 몰고 집을 출발할 때의 기대와 흥분이란 또 어떤가.

올 여름 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즐거운 상상 속에 빠져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