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텍 벤치마킹'통했다

국내 1위 정보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해까지만 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움을 겪던 이 회사가 2분기에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17% 늘어난 137억원에 달했다.

창사 후 최대치다.

분기 영업이익은 30억원대를 회복했고 경상이익은 분기 최대인 55억원에 달했다.

안연구소 측은 이에 대해 3가지 측면에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주력사업인 정보보안 분야에서 경쟁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세계 1위 보안업체인 미국 시만텍 등 글로벌 업체들에 맞서 비슷한 서비스를 더 싸게 제공해 성공했다는 것.인터넷 신사업과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게 두 번째,세 번째 이유다.

특히 통합보안제품의 성공이 결정적이었다.

안연구소는 시만텍이 앤티바이러스,앤티스파이웨어,개인방화벽을 통합한 '노턴 인터넷 시큐리티(IS) 2006'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자 여기에 앤티피싱 기능을 더한 'V3 IS'시리즈를 내놓고 맞대응했다.

이 제품은 지난 1년간 4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연구소 작년 매출과 비슷하다.

안연구소는 지난 5월에는 '빛자루1.0'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는 ' V3 IS'의 모든 기능을 포함하고 사용자들의 의견을 악성코드 퇴치에 활용하는 '그레이제로' 기능까지 갖췄다.

오는 9월에는 '빛자루2.0' 서비스를 시작한다.

빛자루1.0에 온라인 웹하드 '파일자루'와 웹사이트 보안 기능을 추가한 서비스다.

안연구소는 빛자루1.0 서비스를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에 45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회사 측은 매일 수천명이 새로 가입한다고 밝혔다.

다만 유료회원 비중이 높지 않아 당장 큰 돈이 되진 않는다.

'파일자루'가 포함된 '빛자루2.0'을 내놓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안연구소는 이 서비스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안연구소는 빛자루 회원에게 백업뿐 아니라 파일 저장,링크 등 웹하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일단 4기가바이트(GB)의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백업,링크 등 공간을 4GB 추가할 때 1만3000원의 요금을 받기로 했다.

안연구소는 현재 30GB를 무료 제공하는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안연구소는 오는 9월 '펌핏'이라는 지식공유 사이트도 개설한다.

여기에 맞춰 하나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여러 사이트를 넘나들며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오픈아이디'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김현숙 안연구소 상무는 "차세대 사업은 V3나 네트워크 통합보안이 아닌 보안 기반의 인터넷 사업이다"고 말했다.

꾸준히 추진해온 해외 사업도 마침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올초에는 멕시코 배너맥스 은행과 'V3'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보안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이달 들어서는 멕시코 산탄데르 은행과도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두 건은 세계적 보안업체인 시만텍과 맥아피의 일감을 넘겨받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