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한여름에 아이스링크 위의 천사들을 만나는 일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다.

오는 31일부터 내달 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의 공연이 있고,8월 18일부터 9월 9일까지는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볼쇼이 아이스쇼가 펼쳐진다.

R석 가격 각각 8만원,7만원으로 만만치 않은 만큼 두 공연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

예술성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이 한 단계 위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얀츠맷'이라는 특별공법으로 하루 동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를 아이스링크로 바꾼다.

이 무대에서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는 '호두까기 인형',내달 3~5일에는 '백조의 호수'가 공연된다.

막이 오르기 전 5분 동안 현악 사중주단 '콰르텟 엑스'가 차이코프스키의 삶과 음악을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하지만 예술성을 앞세우다보니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배우들이 스케이트를 신고 정통 발레를 연기하기 때문에 피겨 스케이팅의 고난도 테크닉과 화려한 기술 등 볼거리 면에서는 아이스쇼보다 다소 약하다.

반면 볼쇼이 아이스쇼에서는 세계대회에서나 볼 수 있는 선수들의 기량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토리노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에서 우승한 타티아나 토트미아니아와 막심 마리닌팀,올해 피겨스케이팅 유럽선수권 챔피언인 알리오나 샤브첸코와 로빈 스졸코위팀이 참가한다.

1부에서는 '호두까기 인형'(평일)과 '백설공주'(주말)가 한 시간 정도 진행된다.

2부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아이다' 등을 5분씩 짧게 연기한다.

볼쇼이 아이스쇼는 하이라이트 장면만 모아서 볼 수 있어 지루하진 않지만 딱딱한 경기장 의자에서 구경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또 지하철이 바로 연결돼 있는 세종문화회관과 달리 목동아이스링크까지는 5호선 오목교역에 내려서 10~15분 가량 걸어야 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