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삼성증권 ‥ 자통법시대 '글로벌 투자銀'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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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부문은 골드만삭스, PB부문은 메릴린치처럼…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이달 초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계기로 증권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앞으로 자본시장의 주역으로 부상,은행 중심의 금융시장 구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특히 선두주자인 삼성증권의 움직임이 주목 대상이다.
오래전부터 투자은행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온 터에 자통법 시행에 맞춰 그룹 차원의 지원이 가세할 경우 우리나라 금융업계 판도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이런 기대를 반영해 기관투자가들이 연일 주식매수에 나서 삼성증권 주가는 6월 이후 30%가량 급등했다.
삼성증권은 "자통법 시대를 맞아 투자은행(IB) 부문은 골드만삭스,자산관리(PB) 부문은 메릴린치와 같은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두 회사는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들이다.
◆'한국의 골드만삭스' 후보 1순위
지난 1분기에 마무리된 휠라코리아의 글로벌 본사 인수는 우리나라 인수·합병(M&A) 역사에 남을 만한 딜(Deal)로 꼽힌다.
세계적인 브랜드를 국내 지사가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예상하기 힘든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 딜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M&A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함과 동시에 삼성증권이라는 이름을 국제 금융시장에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삼성증권은 당시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국경 간 딜'의 단독 주간사를 맡았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지만 세제 법률 등을 꼼꼼히 파악해 매도자 측을 만족시키며 거래를 성사시켰다.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꿈꾸는 삼성증권의 저력을 과시한 셈이다.
이처럼 삼성증권은 M&A 자문과 기업공개(IPO) 구조화금융 등 IB업무 전반에 걸쳐 국내 최고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M&A 자문 분야에서는 국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2001년부터 6년 연속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현재 10%인 IB부문의 이익기여도를 30%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남보다 앞선 자산관리영업
국내 금융시장은 '저축'에서 '투자'로 급속히 이동하는 가계자산운용의 패러다임 변화와 자본시장의 급속한 팽창을 경험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 같은 변화를 한발 먼저 예견하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산관리 영업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주식중개(브로커리지) 중심의 증권사 영업관행을 뜯어고치는 이 작업은 웬만한 자신감과 돌파력 없이는 어려운 과정이다.
우수한 인력,차별화된 상품,탄탄한 고객기반 등의 인프라를 갖추는 데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2004년 배호원 사장 취임 직후 과감한 성과보상체계를 도입하면서 전 영업직원의 PB(프라이빗 뱅커)화를 선언,탄탄한 고객기반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06년 3월 말 기준 고객예탁자산이 108조5000억원에 달해 업계 2위보다 50% 정도 더 많아졌다.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개인고객 수는 2004년 4만명에서 2006년 5만4000명으로 35% 증가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2005년 608억원이던 수익증권 수수료는 2006년 904억원으로 49%나 늘었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실력
선진 IB를 지향하는 이 같은 노력이 축적되면서 해외에서는 삼성증권에 대한 후한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지는 지난달 삼성증권을 2년 연속 '한국 최우수 리서치증권사'로 선정했다.
아시아 기업 중 UBS나 CLSA와 같은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실력으로 꺾은 유일한 사례다.
또 홍콩에서 발간되는 아시아머니지의 프라이빗 뱅크(Private Bank) 조사에서도 국내 유수의 은행과 외국계 투자은행을 제치고 2년 연속 '한국 최우수 PB'로 꼽혔다.
IB부문에서도 홍콩 파이낸스아시아가 선정하는 '한국 최우수 투자은행'에 7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04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삼성 글로벌 투자자 컨퍼런스'도 지명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IR행사로 자리 잡은 삼성 컨퍼런스는 국내 기업의 해외자금 유치와 주가 제고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의 리서치 역량과 해외 영업력이 한 단계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증권사
자통법 시대에는 자산관리 IB 주식중개 등 전 부문에서 고른 경쟁력과 노하우를 가진 증권사가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삼성증권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PI(자기자본투자) 파트를 출범시키고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등 이미 행동에 돌입했다.
또 IB부문 강화를 위해 관련 인력을 2010년까지 100명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며,성과보수체계와 리스크 관리 등 전반적인 IB인프라도 선진 투자은행 수준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M&A전에도 직접 뛰어들 것임을 밝혀 '삼성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배호원 사장은 "상호보완관계에 있는 금융회사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략적 제휴나 M&A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금융 환경 변화에 대비한 전반적인 컨설팅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배 사장은 "금융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의 흐름을 선도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삼성증권의 위상과 존재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이달 초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계기로 증권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앞으로 자본시장의 주역으로 부상,은행 중심의 금융시장 구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특히 선두주자인 삼성증권의 움직임이 주목 대상이다.
오래전부터 투자은행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온 터에 자통법 시행에 맞춰 그룹 차원의 지원이 가세할 경우 우리나라 금융업계 판도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이런 기대를 반영해 기관투자가들이 연일 주식매수에 나서 삼성증권 주가는 6월 이후 30%가량 급등했다.
삼성증권은 "자통법 시대를 맞아 투자은행(IB) 부문은 골드만삭스,자산관리(PB) 부문은 메릴린치와 같은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두 회사는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들이다.
◆'한국의 골드만삭스' 후보 1순위
지난 1분기에 마무리된 휠라코리아의 글로벌 본사 인수는 우리나라 인수·합병(M&A) 역사에 남을 만한 딜(Deal)로 꼽힌다.
세계적인 브랜드를 국내 지사가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예상하기 힘든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 딜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M&A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함과 동시에 삼성증권이라는 이름을 국제 금융시장에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삼성증권은 당시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국경 간 딜'의 단독 주간사를 맡았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지만 세제 법률 등을 꼼꼼히 파악해 매도자 측을 만족시키며 거래를 성사시켰다.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꿈꾸는 삼성증권의 저력을 과시한 셈이다.
이처럼 삼성증권은 M&A 자문과 기업공개(IPO) 구조화금융 등 IB업무 전반에 걸쳐 국내 최고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M&A 자문 분야에서는 국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2001년부터 6년 연속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현재 10%인 IB부문의 이익기여도를 30%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남보다 앞선 자산관리영업
국내 금융시장은 '저축'에서 '투자'로 급속히 이동하는 가계자산운용의 패러다임 변화와 자본시장의 급속한 팽창을 경험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 같은 변화를 한발 먼저 예견하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산관리 영업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주식중개(브로커리지) 중심의 증권사 영업관행을 뜯어고치는 이 작업은 웬만한 자신감과 돌파력 없이는 어려운 과정이다.
우수한 인력,차별화된 상품,탄탄한 고객기반 등의 인프라를 갖추는 데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2004년 배호원 사장 취임 직후 과감한 성과보상체계를 도입하면서 전 영업직원의 PB(프라이빗 뱅커)화를 선언,탄탄한 고객기반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06년 3월 말 기준 고객예탁자산이 108조5000억원에 달해 업계 2위보다 50% 정도 더 많아졌다.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개인고객 수는 2004년 4만명에서 2006년 5만4000명으로 35% 증가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2005년 608억원이던 수익증권 수수료는 2006년 904억원으로 49%나 늘었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실력
선진 IB를 지향하는 이 같은 노력이 축적되면서 해외에서는 삼성증권에 대한 후한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지는 지난달 삼성증권을 2년 연속 '한국 최우수 리서치증권사'로 선정했다.
아시아 기업 중 UBS나 CLSA와 같은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실력으로 꺾은 유일한 사례다.
또 홍콩에서 발간되는 아시아머니지의 프라이빗 뱅크(Private Bank) 조사에서도 국내 유수의 은행과 외국계 투자은행을 제치고 2년 연속 '한국 최우수 PB'로 꼽혔다.
IB부문에서도 홍콩 파이낸스아시아가 선정하는 '한국 최우수 투자은행'에 7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04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삼성 글로벌 투자자 컨퍼런스'도 지명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IR행사로 자리 잡은 삼성 컨퍼런스는 국내 기업의 해외자금 유치와 주가 제고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의 리서치 역량과 해외 영업력이 한 단계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증권사
자통법 시대에는 자산관리 IB 주식중개 등 전 부문에서 고른 경쟁력과 노하우를 가진 증권사가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삼성증권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PI(자기자본투자) 파트를 출범시키고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등 이미 행동에 돌입했다.
또 IB부문 강화를 위해 관련 인력을 2010년까지 100명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며,성과보수체계와 리스크 관리 등 전반적인 IB인프라도 선진 투자은행 수준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M&A전에도 직접 뛰어들 것임을 밝혀 '삼성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배호원 사장은 "상호보완관계에 있는 금융회사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략적 제휴나 M&A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금융 환경 변화에 대비한 전반적인 컨설팅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배 사장은 "금융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의 흐름을 선도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삼성증권의 위상과 존재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