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신용대출 형태로 1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쓰고 있는 회사원 김모씨.김씨는 자신이 1년 넘게 가입한 적립식 펀드의 연 수익률이 40%를 웃돌자 석달째 30만원씩 붓던 적금을 해약하고 그 돈을 펀드에 추가로 넣기 위해 거래 은행을 찾았다.

적금을 해약한 뒤 은행 직원으로부터 뜻밖의 권유를 받았다.

마이너스 통장도 펀드담보대출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는데다 펀드를 담보로 마이너스 통장을 쓰면 신용대출 형태의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할 때보다 연 1~2%포인트가량 낮은 이자를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해외·역외펀드로도 대출 가능

주식 시장 강세로 펀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지만 펀드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고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펀드를 담보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은행에서 펀드를 담보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면 일반적으로 연 7% 안팎의 이자로 돈을 융통할 수 있다.

일반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보통 연 8% 이상인 점에 비춰볼 때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이자 부담을 덜게 된다.

더욱이 급여 명세서나 재직증명서 같은 서류를 은행에 낼 필요가 없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일시에 대출금을 받는 일반 펀드담보대출의 경우라도 중도 상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은행이 많다.

환매가 불가능한 펀드 가입 후 3개월 이내라도 펀드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국내 펀드뿐 아니라 해외 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은행도 생기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해외에 설정된 역외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고 있으며 한국씨티은행은 인터넷으로 펀드담보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펀드담보대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주거래 고객에게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등 펀드담보대출의 금리는 낮추고 대출 한도는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은 평가액의 50%까지만 대출

하지만 펀드담보대출의 취약점도 있다.

최대 원금의 95%까지 대출을 해주는 예적금담보대출과 달리 펀드담보대출은 대출 한도가 평가액의 80%를 넘지 못한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주식형 펀드(주식 편입 비율 60% 이상)의 경우 평가액의 5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농협은 아예 주식형 펀드로는 담보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

금리도 연 6%대인 예적금담보대출에 비해 높은 편이다.

펀드담보대출 금리를 연 8% 대로 정한 은행도 있어 신용등급이 1·2등급인 사람은 오히려 신용대출로 돈을 빌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신용이 좋은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은 6~7%대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용대출 한도가 넘지 않으면 굳이 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