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계열 비상장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포스코 주식 87만주(4020억원 상당)를 사들인다.

지난 4월 말 포스코와 현대미포조선 간의 주식 맞교환에 이어 삼호중공업도 포스코 '우호세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호중공업은 최근 이사회에서 포스코 지분 87만2000주(1.00%)를 장내 매입하기로 결의했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비상장 법인이어서 1주일 이내에만 공시하면 된다.

회사 측은 운용자금의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매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은 원자재인 조선용 후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포스코는 우호지분을 늘려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얻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포스코를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는 기타법인은 삼호중공업으로 추정된다.

지난 9일 이후 기타법인은 포스코 주식 19만주를 사들였다.

이 관계자는 "이를 삼호중공업이 모두 가져갔다고 해도 아직 68만주가량을 추가 매수해야 할 것"이라며 "수급상 자사주 매입과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주가가 급등한 상태에서의 매수인 만큼 포스코 측의 반대 급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아직 포스코가 현대중공업그룹 관련 주식을 살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