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유화설비 증설, “진행 vs 지연” 애널들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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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하반기 이후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학 경기가 본격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수급의 키를 쥔 중동지역의 설비 증설 여부에 대해 석유화학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쪽은 예정대로 증설이 진행된다고 보고 있지만 다른 한쪽은 증설이 지연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석유화학 비중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이란의 설비 증설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란을 제외한 사우디 등 나머지 중동국가들의 증설여부다.
중동 지역에서 현재 진행중인 증설 작업이 큰 변화 없이 이어지면 오는 2008년 이후 공급이 급증해 제품 가격이 급락하게 된다.
게다가 중동지역은 유화제품 원료로 많이 쓰는 나프타 대신, 나프타 가격의 20% 수준인 에탄을 원료로 사용한다.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 지역 공급 증가 여부는 향후 전 세계 석유화학 경기에 민감한 요소다.
먼저 중동지역의 증설이 이변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어두운 전망을 하는 시각을 보자.
이정헌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설에 나선 중동국가들이 정부 주도로 고난도 기술을 이용한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원유 수출로 그치지 않고 부가가치 있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해, 산업구조를 다각화 및 고도화하겠다는 의지가 높다는 것이다.
또 이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며 글로벌 화학기업들의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삼성증권도 증설이 계속된다는 쪽에 서있다.
이을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료인 에탄 가격의 강세 우려로 증설이 지연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사우디가 당초부터 이를 알면서도 증설을 추진했기 때문에 지연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특히 “작년에 사우디에 가서 직접 증설 현장을 눈으로 보고 왔다”면서 “활발히 건설하고 있었고, 당시 현지에서는 3개월 이상 완공 일정이 단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석유화학시장 분석기관 CMAI에서도 이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 외 중동국가들의 증설이 지연될 것이라는 쪽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사우디의 석유화학업체 사빅(SABIC)이 GE의플라스틱 사업부를 인수했는데, 이에 따라 추가 증설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영국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중동의 증설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폈다.
유 애널리스트는 설비투자비가 증가하고 있어 증설이 부담스럽고, 석유화학 설비 가동에 필요한 인프라투자마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많은 신흥국가들이 인프라투자를 확대하면서 주요 핵심부품 확보가 어려워져 전반적으로 설비투자가 지연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중동의 증설이 어려울 것이라는 논리다.
중동 증설 여부에 대한 양측의 이견은 서로 다른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당분간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
한쪽은 예정대로 증설이 진행된다고 보고 있지만 다른 한쪽은 증설이 지연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석유화학 비중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이란의 설비 증설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란을 제외한 사우디 등 나머지 중동국가들의 증설여부다.
중동 지역에서 현재 진행중인 증설 작업이 큰 변화 없이 이어지면 오는 2008년 이후 공급이 급증해 제품 가격이 급락하게 된다.
게다가 중동지역은 유화제품 원료로 많이 쓰는 나프타 대신, 나프타 가격의 20% 수준인 에탄을 원료로 사용한다.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 지역 공급 증가 여부는 향후 전 세계 석유화학 경기에 민감한 요소다.
먼저 중동지역의 증설이 이변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어두운 전망을 하는 시각을 보자.
이정헌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설에 나선 중동국가들이 정부 주도로 고난도 기술을 이용한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원유 수출로 그치지 않고 부가가치 있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해, 산업구조를 다각화 및 고도화하겠다는 의지가 높다는 것이다.
또 이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며 글로벌 화학기업들의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삼성증권도 증설이 계속된다는 쪽에 서있다.
이을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료인 에탄 가격의 강세 우려로 증설이 지연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사우디가 당초부터 이를 알면서도 증설을 추진했기 때문에 지연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특히 “작년에 사우디에 가서 직접 증설 현장을 눈으로 보고 왔다”면서 “활발히 건설하고 있었고, 당시 현지에서는 3개월 이상 완공 일정이 단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석유화학시장 분석기관 CMAI에서도 이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 외 중동국가들의 증설이 지연될 것이라는 쪽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사우디의 석유화학업체 사빅(SABIC)이 GE의플라스틱 사업부를 인수했는데, 이에 따라 추가 증설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영국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중동의 증설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폈다.
유 애널리스트는 설비투자비가 증가하고 있어 증설이 부담스럽고, 석유화학 설비 가동에 필요한 인프라투자마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많은 신흥국가들이 인프라투자를 확대하면서 주요 핵심부품 확보가 어려워져 전반적으로 설비투자가 지연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중동의 증설이 어려울 것이라는 논리다.
중동 증설 여부에 대한 양측의 이견은 서로 다른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당분간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