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 등을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사업 영역뿐만 아니라 인턴사원 채용 방법에서도 인터넷 업체의 면모를 물씬 풍기고 있다.

인턴 지원자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의 UCC(사용자 제작기반 콘텐츠) 동영상을 만들어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올리게 한 뒤 회원들의 추천을 많이 받은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인턴사원을 뽑은 것.200여명의 지원자가 동영상을 올렸고,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을 거쳐 지난 9일 16명의 인턴사원을 선발했다.

이 회사 김태욱 인력팀장은 "평소 인턴사원을 모집하면 7000여명 정도가 응시했는데 이번에는 UCC 동영상을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그 수가 200여명으로 줄었다"면서 "대신 그만큼 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고 열정을 가진 사람만 지원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의 설명대로 이번에 선발된 인턴사원들은 '끼'와 '열정'으로 무장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동영상 추천건수 470여개로 지원자 중 최고를 기록한 이지연씨(세종대 호텔경영학과 4년)는 유년 시절 외국생활을 하며 힘들었던 일들,자신의 대학생활,평소 가치관 등을 대사 없이 춤으로만 표현해 네티즌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인력팀에 배치된 이씨는 "인기 동영상 중에는 춤과 관련된 것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대사를 하지 않고 춤과 표정,음악 등으로만 자기 소개를 하는 컨셉트를 생각하게 됐다"면서 "또 자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간결하게 표현한 것도 좋은 메시지 전달 효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철씨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 주효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영 목표인 '창의 열정 혁신'을 나타내기 위해 도미노 1000개로 싸이월드 로고를 만든 것.김씨는 "도미노 쌓는 데만 다섯 시간이 걸렸고 동영상 제작을 해본 적이 없어 각종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4일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김윤선씨(서울여대 불문과 4년)의 경우는 다양한 사회경험을 나타낸 것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야후에서 맛집 등을 소개하는 대학생 리포터 활동과 함께 케이블 음악 채널인 엠넷에서의 인턴 경력 등을 지닌 김씨는 UCC에서 당시 같이 일했던 사람을 대거 등장시켜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집중 부각시켰다.

그는 "싸이월드의 고객 입장이 아니라 제작자 입장이 돼 보니 신기했다"면서 "이곳에서 쌓은 인간관계도 앞으로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성진씨(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4년)와 이형기씨(고려대 경영학과 3년)는 IT 분야에 대한 각별한 관심으로 인턴사원에 뽑힌 케이스.정씨는 병역특례로 게임개발업체,인터넷뱅킹솔루션 회사 등에서 4년간 일한 경험을,이씨는 학교에서 IT 관련 강의 수강과 싸이월드 클럽 관리자로 활동한 점 등을 각각 UCC 동영상으로 표현했다.

이 회사 김 팀장은 "올해부터 시작된 싸이월드 위젯(이미지,검색,동영상 등 다양한 개별 기능을 수행하는 응용프로그램) 서비스도 지난해 인턴사원이 제안했던 것"이라며 "UCC로 자기소개서를 받아 보니 창의적인 사람들을 뽑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