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 비상계엄 전국확대로 휴교령이 내려진 전남대 정문 앞에서 5월18일 10시경 등교 중이던 전남대생들과 출입을 제지하는 계엄군이 최초로 충돌했다. 이에 전남대 학생들이 금남로에서 가두시위를 시작하자 오후 3시부터 작전명 '화려한 휴가'가 개시되었다.



지난 5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획시대 제작 영화 '화려한 휴가'가 언론/배급 시사회를 가진뒤 전국을 돌며 광주시민은 물론, 직장인과 학생 그리고 택시기사까지 성황리에 다양한 시사회를 가지며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1일 가졌던 VIP시사회에도 엄지원, 봉태규, 양파, 차태현, 하지원 등 많은 신세대 스타들은 물론 이한위, 손숙 등 중견배우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980년 5월 광주에 살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2007년 7월 다시 되살린 '화려한 휴가'

택시 운전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강민우(김상경 분).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민우의 동생 진우(이준기 분).

민우의 마음을 중학생 사춘기 시절 설레임으로 가득차게 만든 진우의 성당 누나 박신애(이요원 분). 예비역 대령 출신으로 민우의 택시 회사 사장이자, 신애의 아버지 박흥수(안성기 분).

민우의 절친한 택시회사 동료로 민우의 데이트 코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인봉(박철민 분).

이들은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고, 연인을 위해 가슴 설레이며 데이트를 준비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의 죽음 앞에서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앞에서 더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법대 수석입학을 꿈꾸는 고3 모범생 진우는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절친한 친구가 죽임을 당하자 끝까지 싸우기로 결심한다. 이런 동생의 결심에 '세상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우리한텐 아무 일도 일어나선 안돼'라며 끝까지 동생을 만류하던 형도, 동생의 죽음 앞에선 더이상 뒤에만 있지 않는다.

무고한 시민들이 총으로 무장한 시위대 진압군에게 폭행을 당하고 죽임까지 당하는 평생 잊지 못할 악몽에 치를 떨어야만 했던 열흘.

민우와 인봉, 그리고 박흥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위해 결국 총을 들게 된다. 끝까지 광주와 광주 시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눈물과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도청에 남은 시민군들은 마지막 계엄군의 진압 앞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서로의 이름을 밝히는 장면에서 총과 권력 앞에서 소통의 수단으로 쓰였던 무전기씬은 매우 인상적이다.

사랑하는 여인(박신애)을 지켜주지 못하고 십자가 목걸이만을 남긴채 다시 도청으로 돌아오는 강민우. 계엄군에게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를 외치며 짧은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서 영화를 보던 이들은 어느새 당시 광주시민의 아픔을 몸으로 가슴으로 느끼고 있었다.

당시 직접 경험을 했던 광주시민들에게는 영화의 끔찍한 장면조차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처절했던 열흘간의 기억.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애절한 가두 방송을 했던 박신애의 외침에 26일 1980년 그날의 아픔이 생생한 감동으로 다가 올 듯 하다.

한경닷컴 김현아 기자 nalipin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