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500야드의 파5홀.잘 맞은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들어갔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280야드.대부분의 골퍼들은 이때에도 볼을 최대한 그린에 근접시키려고 우드나 롱아이언을 빼든다.

그러나 결과는 의도와는 딴판으로 나타나곤 한다.

제대로 맞지 않아 볼이 벙커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벙커를 탈출하더라도 조금 나가는 데 그치는 수가 많은 것.페어웨이 벙커에서는 라이가 아주 좋지 않는한 긴 클럽을 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페어웨이 벙커에서 생각보다 짧은 클럽,로프트가 큰 클럽을 잡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치기 쉽다=우드나 롱아이언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페어웨이에서도 치기 힘든 클럽이다.

볼이 모래에 닿거나 묻혀 있어 제대로 맞히기 어려운 데다 스탠스도 불안하기 때문.더욱 시니어 골퍼들은 상대적으로 클럽헤드 스피드가 낮기 때문에 긴 클럽으로 볼을 띄운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치기 쉽고 볼을 띄울 수 있는 클럽을 잡아라.7번아이언도 좋고,피칭웨지도 상관없다.

짧은 클럽은 볼을 정확히 맞혀 띄울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다.

짧은 클럽으로 볼을 산뜻하게 탈출시킨 뒤 다음샷으로 온그린을 노리는 것이다.

세 번째 샷 거리가 멀수도 있으나 벙커샷을 실패할 때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벙커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페어웨이 벙커샷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벙커턱 높이다.

아무리 스윙이 좋아도 볼이 턱을 맞으면 소용없는 일.우드나 롱아이언은 라이가 좋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엎어맞을 경우 볼이 턱에 걸릴 수 있다.

반면 로프트가 큰 짧은 클럽을 사용하면 벙커턱에 걸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짧은 클럽일수록 손이 볼보다 앞쪽에 위치해 볼부터 가격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아니카 소렌스탐은 페어웨이 벙커샷을 하기 앞서 사용하고자 하는 클럽 헤드를 밟아 세워진 샤프트 각도를 통해 턱 탈출여부를 가늠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행동은 벙커 밖에서 해야 한다.

◆결론은:타이거 우즈는 4번아이언,어떤 교습가는 5번아이언보다 긴 클럽을 잡지 말라고 권한다.

아마추어들은 이보다 더 짧은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이가 좋고 턱이 낮더라도 6번아이언보다 긴 클럽을 잡지 않는 것이 파세이브에 근접하는 길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