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개월만에 콜금리를 인상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불확실성 해소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 금리인상 증시 영향 '미미'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중 콜금리목표를 0.25%포인트 인상한 4.75%로 결정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시중 유동성의 급속한 증가세 때문이다.

금통위의 이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1% 이상 오르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번 콜금리 인상이 그동안 실질 금리 상승분을 현실화한 것이라며 경기회복 초기국면에서의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도 한은이 경기회복과 하반기 양호한 경제전망을 근거로 금리를 인상한 것이기 때문에 경제상황과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 경기에 대해 유가, 환율 등의 경제여건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경기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확대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투자전략은?
이번 금리인상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던데다 오히려 부동산 투자 자금의 증시 유입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 등에서 주가의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있는만큼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리인상시 수혜주로는 인터넷과 조선주들이 눈에 들어온다. 씨티그룹의 업종별 금리민감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과 조선 업종의 경우 순현금 비중이 높아 금리가 오르면 수익도 늘어나게 된다. 반면 자동차 업종의 경우 주당순익 증가율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

화학과 건설, 소비재 등도 미미하긴 하지만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거나 이익 모멘텀이 뛰어난 업종도 금리 상승기 유리한 업종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MSCI 기준으로 상대적인 밸류에이션(PER)이 돋보이고 주당순익 증가율이 높은 업종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대표적인 예가 소재와 산업재, 유틸리티 업종이다.

삼성증권은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겠지만 업종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며 건설업종은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보험업종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주들은 금리인상이 오히려 부정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인 마진 안정은 가능하겠지만, 국내 경기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과 크레딧 성장률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자산건전성의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단기적인 긍정 효과를 상쇄하는 요인. 금리상승에 민감한 은행으로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이 꼽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