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12일 청와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낸 노무현 대통령의 가상 발언문 질의서를 공개한 데 대해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선관위에 사전 질의서라는 것을 보내고, 선관위는 그런 것은 안 된다고 이야기했는 데 청와대가 이를 공개했다"며 "아주 치사한 방법이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와대는) 선관위의 결론은 대통령 스스로 판단해 발언하라는 것으로 보인다는 아전인수격 해석도 하고 있다"며 "헌정파괴 행위를 하다 탄핵된 대통령이 이후 헌재소장 임명 등을 볼 때 뉘우치는 기색이 전혀 없다.

대통령은 자숙하기를 진심으로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강 대표는 한덕수(韓悳洙) 국무총리의 대선주자 공약 검증 발언과 관련해선 "미국, 영국 어떤 나라에서도 국가기관이 달려들어 야당 후보의 정책을 그런 식으로 검증.비난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며 "멀쩡하던 사람들도 이 정권에 들어가면 왜 이렇게 돌아버리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회담 제안을 청와대가 거절한 데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야당 탓으로 돌리고 거부하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노 대통령이 제발 불행한 대통령으로 남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