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1일 "권력기관이 대선에 개입할 경우 중대 결심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의했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갖고,노 대통령에게 "이번 대선에서 당장 손을 떼라.선거 중립의무를 철저히 지키라"며 "대선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언제든지 만나 터놓고 얘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관리는 이미 부처를 포함해 정부가 잘 하고 있다"며 "중대결심 운운하면서 대화를 제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밝혀,회동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강 대표는 중대 결심과 관련,"후보를 보호해야 할 대표로서 2002년 식으로 다리걸기를 해서 자빠뜨리겠다는 징후가 농후하다면 제가 모든 생명을 걸고 광화문에 가서 드러눕겠다는 각오로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또 "공작정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고,정부기관을 총동원한 공작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아니면 도저히 입수할 수 없는 자료와 괴문서가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검찰의) 정권봐주기 수사가 되풀이된다면 온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선주자들 간 검증 공방과 관련,"후보들이 더 이상 싸우면 안 된다"며 "앞으로 자해 행위를 할 경우 제명하고 축출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홍영식/이심기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