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과 간접투자시장 확대를 겨냥해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펀드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당국과 운용업계에 따르면 JP모건 골드만삭스 ING UBS 등 세계적 금융회사들이 국내 자산운용 시장에 독자 진출한 데 이어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려아연 등 보험사와 제조업체의 시장 참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해상화재보험 계열사인 현대해상투자자문은 지난 주말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자산운용업 예비허가를 받았다.

현대해상투자자문은 일임자산 규모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투자자문사다.

박종규 현대해상투자자문 대표는 "현대해상의 보험자산 관리에 치중해오다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자산운용업 진출을 추진했다"며 "사무실을 새로 마련하는 등 빠른 시일 내 준비를 끝내고 8월 말쯤 본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도 지방공제회와 함께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농수산물 광물 등 실물자산전문 운용사인 마이어(MAIA)자산운용 설립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예비허가를 받아낸 뒤 현재 본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롯데 현대캐피털 등도 펀드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해외 유수의 자산운용사 중 라자드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블랙록 등이 국내 진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선두주자는 라자드로 금감위에서 예비허가를 받아 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 운용사인 라자드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본격적인 기업지배구조펀드를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과 블랙록자산운용은 이달 중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할 방침이다.

연기금 등 기관자금 운용에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한 관계자는 "뉴욕 본사에서 직접 한국진출 작업을 진행 중이며 관련 서류준비가 끝나 곧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와의 합병으로 세계 6위권으로 덩치를 키운 블랙록자산운용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양성락 블랙록 한국 사무소 소장은 "해외부문 서류를 보완한 뒤 이달 말쯤 인가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자통법 시대도 열린 만큼 인허가는 결격사유가 없을 경우 빨리 처리하는 게 기본 방침으로 예비허가 신청부터 4~5개월 정도면 본허가 절차까지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라자드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블랙록 등은 연내 국내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JP모건은 자체 자산운용사를 설립,조만간 한국 내 영업에 나설 예정이며 골드만삭스와 ING UBS는 각각 맥쿼리IMM자산운용,랜드마크자산운용,대한투신운용 등을 사들여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이처럼 자산운용업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국내 투자자산 규모가 2002년 말 170조원대에서 최근 260조원대로 급격히 불어나는 등 자산운용업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