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반면 광양항은 하강곡선을 그리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광양항에 기항하던 대형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으로 발길을 돌린 데다 부산항에 일본 등의 환적화물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4일 수출입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부산 북항의 신선대부두.이곳에는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과 지게차들이 입항한 외국선박의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느라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다.

부두의 한 직원은 "지난해 추락했던 물동량이 최근 들어 수출입이 꾸준히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일손이 달릴 지경"이라고 전했다.

실제 신선대부두의 지난 4월 컨테이너 처리량은 20만3000개(컨테이너 20피트짜리)를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16만2000개)보다 25.3% 증가했다.

이어 지난 5월에도 22만개를 처리,전년 동기(17만개)보다 29.4%나 늘었다.

이 덕택에 신선대 이외에 북항 1-8부두,신항 등을 포함한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처리물동량도 지난 4월부터 고공행진 중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광양항으로 기항하던 덴마크의 머스크라인과 스위스의 MSC 등이 올 들어 부산항에 기항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컨테이너 한 개에 2만원씩 부과되던 컨테이너세가 올해 초 폐지되면서 수출입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중국과 일본에서 오는 환적화물(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부산항에서 다른 배로 화물을 옮겨싣고 외국으로 나가는 화물)이 지난해보다 30%정도 늘고 있는 것도 부산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광양항은 지난 3월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는 등 비틀거리고 있다.

3월 14만3967개를 처리,전년 같은 기간(14만3967개)보다 7.4% 준 데 이어 지난 5월에도 13만4080개를 기록해 7.6% 감소했다.

광양항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매달 20% 이상의 급성장을 거듭해 왔다.

광양항의 물동량 감소는 매주 9차례 운항하던 머스크라인이 올해 초 선대를 부산항으로 옮긴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머스크라인이 실어나른 물량은 그동안 광양항 환적화물의 60% 이상을 차지해 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교역에서는 인천항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환적은 물론 부산항의 수출입항 비중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광양항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100여개 광양항 인근 인력공급업체 중 10여개사가 부도위기에 몰렸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부산=김태현 광양=최성국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