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반도체 고정거래 가격이 7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현물시장의 재고도 속속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상승 탄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휴대폰 수출과 액정표시장치(LCD) 가격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상반기에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국내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달 하순에 비해 무려 10∼15% 급등했다.

올 들어 현물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적은 있지만 해외 대형 PC업체들과의 협상을 통해 결정되는 고정거래 가격이 상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말 이후 매달 3∼10%씩 하락해 연초 대비 40% 선까지 추락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가격 협상보다는 물량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협상 주도권이 반도체 업계로 넘어오면서 고정거래 가격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메모리반도체의 양대 축인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도 애플 등 해외 대형 고객사들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IT 경기를 떠받치는 휴대폰과 LCD도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휴대폰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7개월 만의 최고치인 2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 수출액은 128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123억5000만달러에 비해 3.9% 증가했다.

또 지난 3월부터 IT 제품용 패널을 중심으로 반등에 나선 LCD 가격은 이미 연초 가격을 회복한 데 이어 하반기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10월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고기완/조일훈/유창재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