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5위 제약사인 동화약품이 그동안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던 골다공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대가로 5억달러가 넘는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는 것은 국내 제약사들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가 해외로 기술수출한 것 중 최대 규모인 이번 계약은 우리 제약사들도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혁신적(革新的) 신약으로 발전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개발해 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 제약사들은 한·미 FTA 협상타결로 그 어느 때보다 위기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다. 허가-특허 연계, 공개자료 보호 등 지식재산권 강화와 관세철폐로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904억~1688억원의 생산감소가 예상된다는 분석이고 보면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이 그간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한 제네릭 의약품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이번 경우도 그렇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 개발 쪽으로 눈을 돌린다면 승산은 충분히 있다.

동화약품의 후모물질을 사들인 제약사의 모기업 P&G는 이른바 'C&D(Connect & Develop)'로 유명한 기업이다.

연구개발 분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도 내부 연구개발로는 새로운 신약개발에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외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에 비해 연구개발비가 크게 부족한 우리로서는 타깃을 잘 정해서 집중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성과를 계속 내다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글로벌 제약사가 반드시 나올 수 있다.

때마침 정부도 제약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어제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에 큰 부담이 됐던 비임상ㆍ임상시험 분야에 대한 지원을 500억원까지 확대하는 등 한·미 FTA 대응을 위한 범부처 신약개발 R&D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 연구개발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투자가 제약산업 쪽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제약산업을 옥죄고 있는 이런저런 규제를 재검토하기 바란다.

정부와 민간이 역량(力量)을 결집하면 우리나라도 신약강국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