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하나로 전 세계의 모바일TV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반도체가 개발됐다.

지금까지는 각 나라의 모바일TV 방송표준이 서로 달라 해당 지역에 맞는 별도의 수신칩을 사용해야만 모바일TV를 시청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사용하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전용 휴대폰으로 유럽이나 일본 등 어디서든 자유롭게 해당 국가의 모바일TV 방송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

삼성전자는 27일 하나의 모바일 기기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이동방송을 볼 수 있는 '멀티모드 모바일TV 수신칩셋'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모바일TV 방송은 휴대폰,내비게이션,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등을 통해 이동 중에도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현재 한국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5∼6개 나라에서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T-DMB,유럽은 DVB-H·DVB-T·DAB-IP,일본은 ISDB-T,미국은 미디어플로(MediaFLO) 등 나라마다 각기 다른 방송표준을 채택하고 있어,지역에 따라 별도의 모바일TV용 수신칩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칩셋은 국내는 물론 유럽 일본 중국 등지의 모바일TV 방송표준을 하나의 기기로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국내 지상파 DMB 방송을 볼 수 있는 휴대폰을 통해 유럽 일본 등지의 모바일TV 방송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칩을 사용할 경우 미국 퀄컴이 올 초 상용화한 '미디어플로'를 제외한 모든 모바일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 칩셋을 65나노 공정을 이용해 개발,가격은 기존 제품과 같으면서도 칩 성능은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130나노와 90나노 공정을 사용하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전력소모와 크기를 대폭 줄이고 수신성능은 높인 것.

중국 출신의 웡이완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전력소모량의 경우 130나노를 사용한 기존 제품에 비해 절반 가량 적고 크기도 기존 제품 대비 50% 가량 작다"며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열차 안에서도 끊김없이 모바일TV 방송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수신성능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께 양산을 시작,내년 상반기부터 휴대폰 내비게이션 노트북 등에 탑재할 계획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