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행객 13명이 사망한 프로그레스멀티(PMT)항공의 캄보디아 국내선 항공편 추락사고로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터진 사건이라 여행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나투어 롯데관광 모두투어 등 대형 여행사들은 26일 캄보디아 관련 상품을 홈페이지에서 내리는 등 조기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행사들에는 이미 캄보디아 지역 여행의 안전 여부와 예약취소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하나투어를 통해 8월 말까지 출발 예정인 캄보디아 지역 여행상품 예약자 2400여명 가운데 이날 오후 3시까지 285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하나투어 측은 다른 예약자들도 대부분 여행을 취소하거나 다른 지역 상품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 여행비용 전액을 환불할 방침"이라며 "이 상품이 동남아 지역 여행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도 안 돼 당장 큰 타격은 없다"고 말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캄보디아로 출발하는 상품의 항공편 기종을 문의하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모두투어를 통해 이날 출발 예정이었던 30명의 여행객은 취소 없이 그대로 출발했으나 다른 날 예약 고객 중 일부는 출발항공편을 바꾸기도 했다.

롯데관광은 캄보디아 여행상품에 대한 취소 사태를 우려해 극도의 입단속을 하고 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 사고 여행상품과 동일 일정의 상품을 예약한 고객은 5명으로 이달 중순 출발 예정이었다"며 "모두 시아누크빌이 제외된 캄보디아 여행상품으로 대체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고 항공사인 PMT항공을 이용한 캄보디아 여행상품 예약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예약취소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여행사의 저가 공세를 꼽고 있다.

여행사들은 비수기 여행객을 모으기 위해 캄보디아를 비롯해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상품에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히 여행상품 가격의 40∼50%를 차지하는 항공료 비중을 낮추는 방안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저가 항공편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

K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태국 S항공의 경우 항공기 정비가 부실해 취항이 늦어지기도 했다"며 "여행객의 안전을 우선한다면 사고위험이 상존해 있는 이들 저가 항공사를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