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經一事,不長一智(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도 자라지 않는다).'

인생에 있어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명심보감의 한 구절입니다.

작년 이맘 때쯤 국회인턴을 마치며 이 구절을 이용한 인턴후기를 대학생 신문에 실었던 기억이 납니다.

1년 남짓 지난 지금 저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해외영업팀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되었고,그 구절을 곱씹어 가며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채울 말들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특별한 경험이나 공모전 수상 경력도 없었고,심지어 특기나 취미를 적는 칸을 채우는 것도 곤혹스러웠습니다.

대학생활을 헛되이 보낸 게 아닌가 하는 후회도 일었습니다.

그런데 면접을 앞두고 대학생활을 되짚어보면서 제가 대학에 들어가면 꼭 하고 싶었던 5가지 중에 4가지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무척 기뻤습니다.

그래서 면접 때 스스로 목표했던 5가지 중에 4가지를 성취했으니 만족스러운 대학생활이었고,이를 토대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점이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줬던 것 같습니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 회자되는 유행어 중 '취업 5종 세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공모전,봉사활동,인턴,자격증 등 이른바 '취업 스펙'을 코믹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저에겐 '대학생활 5종 세트'가 있었습니다.

신입생 때 '대학생활 동안 무엇을 하고 싶냐'는 선배의 질문에 제가 답한 5가지 희망사항입니다.

고등학교 때 입시준비를 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던 홍보도우미 활동,장학금 타기,교환학생,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유럽 배낭여행 가기,캠퍼스 드라마에 나올 법한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중 '캠퍼스 드라마에 나올 법한 찐한 연애'를 빼 놓고는 나름대로 제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제 목표를 '80%'라도 이룰 수 있게 된 데는 방학기간을 활용한 것이 큰 보탬이 됐습니다.

1학년 방학 때는 우리 학교를 방문한 고교생 후배들에게 캠퍼스투어를 안내하는 홍보 도우미 활동을 했습니다.

전공을 중문과로 택한 2학년 때는 중국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방학 기간을 이용해 중국어 학원을 부지런히 다녔고,후에 중국의 한 대학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수했습니다.

3학년 여름 방학 때는 대학 생활도 이제 절반이 지났구나 하는 아쉬움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해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고,겨울방학 때는 국회에서 인턴을 했습니다.

취업 직전인 4학년 여름 방학에는 삼성전자 인턴 과정을 밟았습니다.

방학 동안 이 같은 경험들은 제가 취업하는 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특히 두 번의 인턴 경험은 제가 가지고 있던 대학생의 틀을 벗어나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인턴을 통해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알게 됐고,남은 대학 생활 동안 이를 채우기 위해 노력한 것이 저를 성장시켜 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외영업 분야를 지망한 것도 인턴 생활을 통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됐기 때문입니다.

명심보감의 구절처럼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도 자라지 않지만,반대로 한 가지라도 경험을 하게 되면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지혜는 한 가지 이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번 방학이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