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해찬 전 총리가 19일 국회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로써 범여권은 일단 친노 주자인 이 전 총리와 비노 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3강 대결구도'가 정립된 형국이다.

이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자타가 공인하는 '노무현 사람'이다.

최근 친노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친노 진영의 대표주자로 급부상했다.

출정식에 참여정부 전직 각료와 유시민 서갑원 이화영 윤호중 유기홍 의원,이기명씨 등 친노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이나 전직 청와대 비서관들이 속속 캠프에 합류하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배웠고 국민의 정부 때 초대 교육부장관으로 발탁된 게 말해주듯 DJ와 말이 통하는 사이라는 것도 큰 자산이다.

영향력이 막강한 전·현직 대통령을 잠재적 지원군으로 두고 있는 셈이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과거 'DJP연대(호남 충청 연대)'를 복원할 적임자라는 시각도 있다.

"참여정부의 공과는 저의 공과라고 생각한다.

여러 선거경험을 통해서 볼 때 이길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인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당장 출마회견에서 "기회주의자에게 결코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 지사와 각을 세웠다.

경선구도를 범여권 내 지지율 1위인 손 전 지사와의 2파전 구도로 몰고 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경륜이다.

5선 의원으로 선거기획단장,정책위 의장을 거치면서 일찌감치 대표적인 당내 정책통 기획통으로 자리매김했고 교육부 장관과 실세 총리를 지내면서 누구보다 비교우위의 국정경험을 쌓았다.

'검증된 후보,능력있는 대통령'을 기치로 내건 이유다.

반론도 없지 않다.

노심(盧心)이 실린 주자라는 평가는 친노세력을 결집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거꾸로 통합국면에서 자신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완고하고 고집 센 이미지와 낮은 대중성도 극복해야 할 쉽지 않은 과제다.

무엇보다 큰 변수는 '친노 배제론'에 막혀 대통합이 무산될 경우 우리당 사수라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그는 친노당의 대선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재창/노경목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