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저(低)원가성 예금의 핵심인 요구불예금이 이달 들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며 2주 만에 4조6000억원이나 빠졌다.

지난 두 달 반 새 감소폭은 10조원을 넘는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14일 현재 118조3999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4조6358억원 급감했다.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3월 말 128조8396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며 두 달 반 동안 10조4397억원이나 급감했다.

은행 요구불예금의 감소 현상은 직장인 월급이 제로금리에 가까운 은행 보통예금에서 이탈해 하루만 맡겨도 연 4%대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옮겨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고금리 신상품을 내놓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CMA에 대한 대응 상품으로 최근 15일만 맡겨도 연 4.1%의 이자를 제공하는 'RP(환매조건부채권) 플러스'를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리경쟁력이 있는 단기 상품을 개발해 요구불예금 이탈을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평잔 100만원 정도를 CMA 계좌에 넣을 경우 연 4만원 정도의 이자 혜택을 받는 셈"이라며 "국민은행의 개인 급여통장인 직장인우대종합통장과 사업자 전용인 사업자우대종합통장 등에 수수료와 대출금리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접목해 실질적으로 CMA보다 더 많은 혜택이 고객에게 돌아가도록 상품을 리모델링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으로선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등 CD연동형 대출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