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앱지스, 다국적사 특허 안낸 14개국에 4천만弗 수출

이수그룹이 사외벤처로 2001년 설립한 바이오기업 이수앱지스가 다국적 제약사가 보유한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의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독자 개발한 의약품을 세계 14개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수앱지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지난해 12월 의약품 허가를 획득한 국내 최초의 항체의약품 '클로티냅'(항혈전제)을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14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수출 규모는 향후 5년간 약 3900만달러다.

회사는 이와 함께 태국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 등 9개국과도 5년간 약 2100만달러에 달하는 수출계약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계약까지 성사될 경우 이수앱지스의 수출 규모는 약 6000만달러가 된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지금까지 체결한 수출계약(완제의약품 기준) 중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는 최소 수출 물량을 뜻하기 때문에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클로티냅의 성공에 힘입어 설립 8년째인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흑자 기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다수의 국내 바이오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수앱지스가 이 같은 수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데는 다국적 제약사가 보유한 특허의 '맹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수앱지스는 창사 직후 1년간의 컨설팅 작업을 통해 항체의약품을 주력 사업 분야로 선정했다.

항체의약품은 당시 선진국에서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다.

이 때문에 내부 연구진에서조차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최창훈 사장은 먼저 바이오제네릭(오리지널 바이오 신약을 복제한 것) 개발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뒤 점차 바이오신약 개발로 나아가는 단계적 치료제 개발 전략을 택했다.

이때 최 사장이 주목한 제품이 바로 다국적제약사 릴리가 판매하고 있는 항체의약품 '리오프로'다.

이 제품은 고가 의약품이어서 개발사인 미국의 벤처기업 센토코가 미국 유럽 등과 같은 선진국(물질특허 만료 2015년)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는 특허를 아예 출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이수앱지스는 지난 6년간 약 50억원을 투자해 리오프로의 제네릭 의약품인 클로티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최 사장은 "전통적인 화학합성물 신약 제네릭과 달리 바이오 제네릭은 전임상과 임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준하는 기술력이 요구된다"며 "클로티냅 개발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0년 이후에는 항체 신약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