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돌파한지 11거래일 만에 1800선마저 뚫고 올라섰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30%에 육박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새로운 기록과 긍정적인 전망에 시장은 잔치 분위기지만, 마냥 취해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변수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투자증권 소민재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한두가지 재료로 급하게 달아오르는 '냄비형' 장세가 아니다"면서 "밸류에이션의 추가 상승도 가능해 당분간 잔치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업종별 이익전망 상향 조정은 고무적인 현상이며, 기술적으로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투자심리가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소 연구원은 "올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유가의 추이는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새벽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 인도분의 가격은 나이지리아 석유노조 파업예고 등의 영향으로 69.09달러로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9월18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뉴욕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소 연구원은 유가가 장기 추세의 어깨선인 70달러 수준을 상회하면 기술적인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6월 들어 인플레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이 글로벌 증시의 단기 조정을 야기했음을 환기시키고, 지속적인 유가 상승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도 유가 상승에 더해 원/엔 환율이 750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는 점에 경계심을 표명했다.

지난 2년간 기업이익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던 배경에도 유가 급등과 원화 강세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

이 증권사는 "이후 기업이익이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합리화시켜주지 못한다면 주가 상승은 한계를 나타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익률 게임에 쫒기는 투자자들이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급이 부르는 흥분도 경계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증권주들의 경우 모멘텀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무더기로 시세를 분출하고 있는 점은 흥분된 투자심리가 낳은 과잉의 산물이라고 판단했다.

대우증권은 따라서 "구조적인 변화와 추세에 순응하되 속도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