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극을 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주인공에게 사건의 전말을 일러주거나, 범인에게 직접 심문을 하고싶은 답답한 심정이 들때가 있다.

이러한 심리를 잘 파악해 관객들을 함께 추리에 참여시키고, 심지어 결말까지 관객의 마음대로 정해버리는 황당한 연극 '쉬어 매드니스 시즌2'가 어느덧 200회를 넘기며 성황리에 진행중이다.

'쉬어 매드니스 시즌2'는 침체된 연극에 활력을 주고 대학로 대표 연극을 만들고자 하는 야심 찬 목표로 뮤지컬해븐 프로덕션과 MBC프로덕션, CJ엔터테인먼트, EM미디어가 공동 제작하고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오픈런 형식으로 공연 되고 있다.

실제로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미국에서 상품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 받아 '미국 연극의 교과서'로 불리 우며 27년 동안 최장기 롱런한 작품이다.

'쉬어 매드니스 시즌2'의 강봉훈 연출가는 "'쉬어 매드니스 시즌2'는 '시즌1' 보다 원작에 가깝도록 손질했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극중 캐릭터들의 표정과 행동의 동선까지도 더 개성있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연극은 이화동의 한 미용실 건물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건물소유자인 유명 피아니스트 송채니. 송채니를 살해한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서 건물안 모든 사람이 피의자 명단에 오른다.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서는 관객과 극중 수사반장은 하나가 되어, 또는 관객은 필요하다면 수사반장까지 심문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수사가 시작된다.

어떤 연극이 ‘관객모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라면, 이 연극의 부재는 '배우 모독'이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심문과정에서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극중 연기자들의 순발력과 연기력은 필수적이다.
연극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배우들이 사건의 상황전개를 보여주고 2부가 시작되면 관객은 본격적으로 사건 심문에 참여하게 된다.

'쉬어 매드니스'의 공연횟수는 200회를 넘겼지만 공연은 매일매일이 새롭다.

오늘의 결말은 배우도, 관객도,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결말을 정하는것은 관객의 마음.

어떤 배우가 이유없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배우를 범인으로 정해도 되고, 내가 심문했던 배우의 알리바이가 완벽하지 않더라고 느낀다면 그배우를 범인으로 지목하면 된다.

최근 직장동료들과 연극을 단체관람한 이상미씨는 "대극장이 아닌 소극장에서 내가 직접 참여하며 공연을 보고나니 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봤던 사람들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평소 술자리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으로 느껴질때가 많았는데, 이런 연극을 보고나니 팀웍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런 모임들이 늘어나면 우리나라 연극계에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오늘저녁, 친구들 혹은 직장동료들과 연극한편을 보고 참여했던 연극을 안주삼아 맥주한잔 하는것도 일상의 활력소가 될 듯하다.

'쉬어 매드니스 시즌2'

화,수,목 8시 / 금 4시, 8시 / 토 4시, 7시30분

일, 공휴일 3시, 6시30분 (월요일 쉼)

02) 501-7888


디지털뉴스팀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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