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지주사 재편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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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지주사 전환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삼성도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오는 27일 상장될 예정인 삼성카드가 삼성그룹의 제조회사와 금융회사 간에 얽혀있는 출자관계를 해소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다만 삼성의 지주사 전환은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고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18일 '마켓이슈 보고서'를 통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증권사의 전용기 연구원은 "삼성이 지주사 체제로 재편하기 위해서는 수조원의 비용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지주사 전환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삼성카드 상장을 계기로 삼성의 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가 가진 삼성카드 지분 43.4%(삼성카드 공모후 기준)와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3%의 가치가 엇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카드 지분을 처분하고 이 자금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사들인다는 것이다.
삼성카드 주가를 8만원으로 가정하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삼성카드 매각으로 5조20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삼성카드가 지닌 삼성 계열사 지분 가치도 약 2조원 가까이 된다.
두 자금을 합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3%(지난 13일 종가기준으로 약 6조2000억원)의 가치를 웃도는 수준이 된다.
전용기 연구원은 "이는 삼성그룹 금융회사와 제조사 간 출자 단절을 뜻한다"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7.3%는 지주사 전환에 매우 중요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은 삼성이 크게 △삼성전자 △삼성물산 △제일모직 △삼성생명 등을 중심으로 4개의 지주사로 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비IT(정보기술) 기업 지분과 삼성물산이 보유한 IT기업 지분을 맞교환한 후 인적분할을 실시,지주사에 이건희 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을 현물출자해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짓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대금으로 자사주,삼성화재 및 삼성증권 지분을 매입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삼성카드의 주가 흐름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 주가는 높게 유지되고 삼성전자는 저평가된 것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라며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노출돼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 등도 있어 실제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