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대학로서 공연…'라그나로크2'ㆍ'리니지2'는 음악회

온라인게임과 문화계가 가까워지고 있다. 온라인게임 콘텐츠를 이용한 뮤지컬,콘서트,영화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동시접속자 수 몇만명을 아우르며 한 번에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온라인게임의 힘을 대중문화계도 간파한 것. 게임에 나오는 댄스 음악 의상 소품이 실제 무대에서 응용되기도 한다.

◆뮤지컬 무대로 진출

전 세계 동시 접속자만 100만명을 넘은 댄스배틀 인기 온라인게임 '오디션'이 오는 26일부터 8월19일까지 45일간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같은 이름의 뮤지컬로 선보인다. 특히 뮤지컬 '오디션'은 뮤지컬로 제작된 다른 게임과 달리 국내 최초로 장기공연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물론 게임 자체가 특정 시나리오가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뮤지컬의 기본 줄거리는 100% 창작이다. 그러나 게임의 기본 토대가 되는 댄스와 음악,의상,소품 등은 모티브로 충분히 활용했다는 후문이다.

뮤지컬은 모두 6명의 오디션 합격자들을 주인공으로 최종 오디션 과제로 주어진 즉석역할극을 연기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게임에서 따온 안무와 음악,의상,소품 등을 실제 무대화하고 온라인게임 스테이지를 직접 무대배경으로 표현하는 등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던 시도들이 눈에 띈다.

뮤지컬 '오디션'의 총연출자 박승걸씨는 "게임에서 모티브를 따오기는 했지만 작품의 내레이션은 100% 순수 창작"이라며 "기존 게이머에게는 게임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스토리를,뮤지컬 관객에게는 색다른 형식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서트장에서 즐기는 게임음악

작품성이 있는 게임음악을 이용한 게임음악 콘서트는 더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다. 그라비티는 자사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라그나로크2'의 음악을 맡은 일본의 인기 대중음악가 칸노 요코의 국내 첫 내한 콘서트를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연다.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카우보이 비밥',일본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 등으로 절대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 영화 '우아한 세계'에서도 음악을 맡았다.

칸노 요코는 음악 작업을 할 때 자신을 게임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생각할 정도로 게임음악에 대한 애착이 크다. 캐릭터와 동일체가 돼야 게임성격에 맞는 음악이 나오고 창의력과 천재성이 발휘된다는 것. 요코씨는 "이번에 라그나로크 음악 작업을 하면서는 게임 캐릭터처럼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다녔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의 5번째 업데이트 공개를 앞두고 오는 30일 서울 광장동 AX홀에서 '음악으로 맺은 감동,리니지2 더 콘서트'를 개최한다. 프리마돈나 조수미의 서울 투어 파트너로 잘 알려진 모스틀리 필하모닉의 40인조 오케스트라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팀의 기술 스태프가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청소년 게임음악회도 빼놓을 수 없다. 2001년 '클래식과 게임의 만남'을 주제로 시작된 청소년 게임음악회는 매년 게임과 대중음악,게임과 사람의 소통 등 게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또한 첨단 기술로 제작된 게임 동영상을 동시에 선보여 퓨전 콘서트를 표방한다.

◆게임의 스크린 나들이

아직 한국 게임이 영화화된 사례는 없지만 할리우드에서는 1990년대부터 이미 대중화됐다. 영화화 된 최초의 게임은 1980~9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끈 닌텐도의 게임 '슈퍼 마리오'로 1993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란 이름으로 스크린에 선보였다. 흥행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를 시작으로 적잖은 게임들이 영화화 됐다.

그 중 가장 큰 인기몰이를 한 작품은 영화 '툼레이더'. 2001년 개봉해 1억3117만달러를 벌어들인 영화다. '스피드'의 잔 드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게임 사상 가장 섹시한 캐릭터로 손꼽히는 라라 크로프트를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했다.

최근 개봉작인 '사일런트 힐'은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원작 게임의 지옥 같은 상황과 공포 분위기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영화계에서도 온라인게임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곧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