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나사 빠진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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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경북 청도역 인근 경부고속철도 구간에서 KTX가 객차를 연결하는 충격완화장치(댐퍼) 연결부위가 탈락된 상태로 10분간 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떨어져 나온 고속철 부품에 선로주변 자갈이 맞아 튀면서 객차 유리창에 금이 가고 주변을 지나던 시민 2명이 부상당했다.
경의선 가좌역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 만에 또다시 터진 철도사고다.
그러나 코레일(옛 철도공사)은 사고가 발생한 지 만 하루가 지난 14일에도 사고 원인파악은 물론 별다른 후속 안전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충격완화장치는 고장이 나도 열차의 안전운행에는 영향을 주는 부품이 아니다"며 "사고 원인이 정비불량인지 장치결함인지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건교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사고원인 조사를 마치는 데 수 주일이 걸릴 수 있다는 말만 전할 뿐이다.
코레일은 부랴부랴 사고부품이 설치된 KTX차량에 대해 일제점검에 나섰지만 후속사고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연속적인 사고가 천재지변이나 테러 또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전불감'과'기강해이'에서 비롯됐다는 징후가 여러 군데서 포착되고 있다.
며칠 전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의 오우오소 교통장관이 자국의 철도기간망 구축사업 설명회 참석차 방한했을 때는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코레일은 오우오소 장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에게 KTX의 운전대를 맡기는 이벤트를 연출한 것.비록 KTX 기장이 옆에 있긴 했지만 'KTX 운전은 기장만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위반했다.
"개통 이후엔 VIP만을 위한 별도의 시승차량을 마련한 적이 없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니 승객 수 백명의 목숨이 잠시나마 철도운전에 문외한인 콩고장관의 손에 달렸던 셈이다.
철도공사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갖추겠다며 이름까지 코레일로 바꿨다. 하지만 공사현장이 무너지고,부품이 떨어져 나가고,'무면허자'가 KTX운전대를 잡는 '사고'는 60년대 철도청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다.
이름을 바꾼다고 정신자세까지 새로워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김동욱 사회부 기자 kimdw@hankyung.com
떨어져 나온 고속철 부품에 선로주변 자갈이 맞아 튀면서 객차 유리창에 금이 가고 주변을 지나던 시민 2명이 부상당했다.
경의선 가좌역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 만에 또다시 터진 철도사고다.
그러나 코레일(옛 철도공사)은 사고가 발생한 지 만 하루가 지난 14일에도 사고 원인파악은 물론 별다른 후속 안전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충격완화장치는 고장이 나도 열차의 안전운행에는 영향을 주는 부품이 아니다"며 "사고 원인이 정비불량인지 장치결함인지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건교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사고원인 조사를 마치는 데 수 주일이 걸릴 수 있다는 말만 전할 뿐이다.
코레일은 부랴부랴 사고부품이 설치된 KTX차량에 대해 일제점검에 나섰지만 후속사고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연속적인 사고가 천재지변이나 테러 또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전불감'과'기강해이'에서 비롯됐다는 징후가 여러 군데서 포착되고 있다.
며칠 전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의 오우오소 교통장관이 자국의 철도기간망 구축사업 설명회 참석차 방한했을 때는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코레일은 오우오소 장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에게 KTX의 운전대를 맡기는 이벤트를 연출한 것.비록 KTX 기장이 옆에 있긴 했지만 'KTX 운전은 기장만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위반했다.
"개통 이후엔 VIP만을 위한 별도의 시승차량을 마련한 적이 없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니 승객 수 백명의 목숨이 잠시나마 철도운전에 문외한인 콩고장관의 손에 달렸던 셈이다.
철도공사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갖추겠다며 이름까지 코레일로 바꿨다. 하지만 공사현장이 무너지고,부품이 떨어져 나가고,'무면허자'가 KTX운전대를 잡는 '사고'는 60년대 철도청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다.
이름을 바꾼다고 정신자세까지 새로워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김동욱 사회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