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급락의 여파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에도 충격파를 안기고 있다.

하이닉스는 특히 반도체 외에 휴대폰 LCD 등 '편대형 사업구조'를 갖춘 삼성전자와 달리 D램과 낸드플래시만을 생산하는 단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증권사들도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에 대해 700억~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가 올초부터 지난 5월 말까지 D램 생산량을 늘려왔다는 점도 2분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D램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출혈을 무릅쓰고 생산량을 늘렸다는 얘기다.

2분기 들어서도 전체 반도체 생산량 중 D램 비중을 70%로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서야 D램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한 상태다.

하이닉스에 정통한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4월 한 달에만 무려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5월 들어 낸드플래시 가격이 안정되면서 적자 폭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D램 가격 하락으로 6월 들어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3분기에 과연 어느 정도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3분기에는 윈도비스타 효과가 나타나고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D램 가격이 7월 들어서도 반등세가 미미하고 시장에 만성적인 공급과잉 구조가 이어질 경우 3분기 실적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