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11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2004년 상장 당시에 이어 2차 랠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LG필립스LCD는 2004년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호시절을 누렸다.

하지만 이후 설비투자 부담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속에 지난해에는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의 쓴맛을 봤다.

올 2분기 들어 또다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턴어라운드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LCD 부품업체들도 들썩거리고 있는 상태다.

◆LG필립스LCD 시총 10위로

이날 LG필립스LCD는 2400원(5.99%) 오른 4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52주 신고가이자 지난해 4월6일 4만3900원 이후 최고치다.

시가총액은 15조2071억원으로 SK㈜를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

LG필립스LCD 시총은 지난 2월1일 17위까지 미끄러졌으나 이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바통을 이어가며 순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최시원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노트북PC 모니터용 LCD 패널 가격 상승세가 TV로 확산되면서 2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전 분기 208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목표주가를 4만9000원(매수)으로 올렸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15.4인치 노트북용 LCD 패널 가격은 3월 90달러에서 6월 99달러로,19인치 모니터용도 117달러에서 142달러로 10~20%씩 올랐다.

대만 LCD 패널업체들의 5월 실적도 LG필립스LCD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3위이자 대만 최대인 AOU를 비롯해 CMO CPT 한스타 등은 지난달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 LCD사업부의 5월 매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계절적으로 LCD TV 수요가 되살아나기 시작하는 7월부터는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개선폭이 대만 업체를 앞지를 것"이라며 LG필립스LCD 목표주가로 4만6000원을 제시했다.

◆LCD 관련주도 '귀하신 몸'

코스닥에서도 LCD 관련 종목들이 무더기로 신고가를 경신하며 주도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해외로부터 대규모 수주 계약을 따낸 주성엔지니어링을 비롯 태산엘시디 디에스엘시디 에이스디지텍 등은 이날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최근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세가 강한 주성엔지니어링과 우리이티아이는 일평균 거래액 5위권 내에 나란히 진입하면서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8.30% 급등했으며 우리이티아이도 10.43% 뛰었다.

목표가 상향도 봇물을 이뤘다.

CJ투자증권은 주성엔지니어링의 목표가를 1만8500원으로 12.1% 올린 데 이어 제일모직이 인수한 에이스디지텍을 하반기 가장 유망한 부품업체로 꼽았다.

유화증권과 교보증권도 티엘아이와 에프에스티를 유망주로 선정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공급 증가 요인이 약화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LCD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호전되고 있어 관련 부품주들의 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서정환/김형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