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법원의 판결 이전에라도 적절한 인수자가 나타나면 외환은행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10일 뉴욕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현재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매각절차가 완전히 중단된 것도 아니다"면서 "법원 판결 이전에라도 투자대상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매각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지난해 국민은행과 계약을 파기한 이후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 상의한 적은 있지만 협상이 중단된 상태"라며 "다른 많은 기관과 협상했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한 시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조건이 맞으면 연내 매각도 가능하고 매각시기가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될지도 모른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외환은행 매각협상에서 시한에 구애받지 않고 가격 등 매각조건을 중시하겠다는 론스타 측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은행들에 우선권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려사항 가운데 하나"라며 "국민은행에 우선권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지분 매각이 어려울 땐 일부 지분 매각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밝혀 여건 변화에 따라선 매각 방법을 신축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피력했다.

외환은행 매각 후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도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 사무실을 계속 유지하고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에서 투자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인수의 위법성 논란이 생긴 것에 대해선 "론스타는 항상 법을 준수하면서 투자했지만 글로 쓰여 있지 않은 '정서법'을 어기는 실수를 했다"며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한국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