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 35년간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능력과 기술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한국 원자력의 산증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발전소를 건설할 당시 6년간 건설현장을 진두지휘하며 고리 4호기까지 완공시켰다.

고리 1ㆍ2호기를 건설할 때만 해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모든 발전시설을 건설하고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턴키방식의 사업이었다.

발전기술을 비롯한 대부분의 고급기술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담당했고 우리나라는 사택을 짓고 모래와 자갈 등을 운반하는 지극히 초보적인 인력만 제공했다.

김 사장은 "당시 미국 기술자들은 생수조차 직접 공수해 마실 정도로 우리나라를 무시했다"며 "그런 설움을 이겨내고 어깨 너머로 기술을 습득한 게 한국 원자력발전의 밑걸음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인도네시아의 원전건설을 돕기 위해 현지 지도에 나섰는데 답답한 국내 사정으로 원전 건설이 제자리를 맴도는 걸 지켜본 적이 있었다"며 "총을 겨냥했으면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같은 기간산업을 일으키는 데는 배짱과 스피드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1972년 한국전력에 입사한 이래 건설관리실장,원자력기술실장,해외사업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초대 해외사업처장으로 근무하던 1997년에는 국내 최초의 필리핀 일리안발전소를 수주하는 등 해외사업에서도 활동을 해왔다.

필리핀 발전소는 국내 첫 발전플랜트 수출사례다.

◆약력

△1945년 경남 마산생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한전 해외사업처장
△한전 원자력발전처장
△한전 고리원자력본부장
△한국수력원자력 상임이사
△한국서부발전 사장
△한국프로젝트경영협회(KPMA) 회장
△금탑산업훈장
△철탑산업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