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한 지 3년이 지났다.

3년 전 8조원 수준이던 주식형 펀드 잔액은 56조원으로 불어났다.

그런데 펀드 투자자들에게 고민이 생겨나고 있다.

펀드 선택과 환매 시점 판단이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수 개월간 수직 상승하는 시장에서 차익 실현과 추격 매수 심리가 당연히 상충될 수밖에 없다.

이 때 흔히 범하는 오류는 저점 재매수를 전제로 환매를 결심하는 것이다.

환매 후 주가가 급락해주면 다행이지만 요즘처럼 장중 조정세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시장에서는 오히려 기회비용만 키울 수 있다.

직접투자자들이 매매타이밍을 고민하듯 가입과 환매 시기를 주관적 판단으로 조절하려 할 경우 펀드투자의 장점인 장기 분산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펀드를 주식처럼 생각하는 습관은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격이 다른 펀드 여러 개를 보유해 놓고 시황 판단을 가미해 비중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물론 시장의 움직임이 급격하지 않을 경우에는 처음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해 나가면 된다.

일례로 얼마전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국내주식 상승률에 비해 부진할 경우 상품 선택을 잘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금이라도 갈아타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펀드투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지 단기적 수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소외감을 느낄 경우 일정 부분 펀드비중을 조절해서 시장 방향을 따라가는 것은 무방하다.

펀드의 개수를 늘리는 것에도 유의해야 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동일한 성격의 펀드임에도 서로 다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만일 환매 자금을 재투자할 경우라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전체적인 주식의 비중과 편입자산의 성격을 감안,분산투자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펀드투자의 성공여부는 환매 시점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글로벌 증시 동반 상승세 속에서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모두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단기적인 오르내림은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다만 중요한 점은 글로벌 시장의 큰 흐름을 보려는 노력일 것이다.

아직은 국내펀드나 해외펀드 모두 비중을 미리 줄여놓을 단계는 아니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