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30·CJ)가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박세리는 8일(한국시간) 맥도날드 LPGA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며 '투어 10년 활동'의 기준을 통과,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을 모두 채웠다.

이날 팻 허스트(미국),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와 한 조를 이룬 박세리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소개를 받으며 갤러리들의 박수 속에 티오프했고 1오버파 73타로 경기를 마쳤다.

박세리는 "너무 멍해 1번홀부터 18번홀까지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면서 "벳시 킹,낸시 로페스,베스 대니얼 등 위대한 선수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고 나의 큰 꿈이 드디어 이뤄진 가장 기쁜 날"이라고 감격해했다.

캐롤린 비벤스 LPGA 커미셔너는 "박세리는 엄청나게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 만 30세도 되지 않았다.

많은 팬들이 오늘을 기뻐하겠지만 한국 팬들이 가장 기뻐할 것"이라며 이번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의 사인이 담긴 기념 포스터를 전달했다.

기자 회견장 앞에는 이지영 김주연 이미나 유선영 양영아 이정연 등 많은 한국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해줬다.

또 축하 케이크를 박세리의 얼굴에 묻히는 등 장난스런 행동으로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띄웠다.

외신과 현지 언론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AP통신은 "다른 한국 선수들도 인터뷰실 뒤에 서서 그들의 '선구자'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역시 "1998년 처음 LPGA에 왔을 때는 누군지도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인 박세리가 큰 업적을 이뤘다"고 치켜세우고 "이미 그의 영향을 받아 많은 한국선수들이 LPGA 무대에 진출했다"고 소개했다.

LPGA 인터넷 홈페이지도 박세리의 명예의 전당 가입 사실을 크게 다뤘다.

명예의 전당 입회 기자회견 현장 사진과 박세리의 과거 사진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한편 명예의 전당 입회식은 오는 11월12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