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윤성수 군의 소원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투어'없이 곧장 집으로 가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윤 군은 최근 이 소원을 이뤘다.

특허청 정보심사팀에 근무하는 어머니 경연정씨(34)가 재택근무를 하면서부터다.

경씨는 "말썽을 부릴 때도 '엄마,다시 일하러 간다'고 하면 얌전해진다"며 "아이가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육아문제로 직장을 떠나려 했던 엄마들이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 덕분에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일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이른바 '인터넷 맘(internet mom)'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재택근무를 하거나 인터넷쇼핑몰 등을 직접 운영한다.

CNN은 창업이든 재택근무든 인터넷을 이용,여성들이 일과 육아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인터넷 맘은 한국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SDS 한국IBM 등 대기업과 상당수 벤처기업에서 재택근무하는 직장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정부기관 중 재택근무가 가장 먼저 정착된 곳은 특허청.2003년 제도도입 이후 현재 150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 중 30명이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를 택한 여성들이다.

김용선 재택근무 담당 정보개발 팀장은 "재택근무제도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 진행된 특허청 박사 특채에 여성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경씨도 국내 이동통신 대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9월 이공계 박사특채로 특허청에 들어왔다.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다 출산 후 직장을 그만 둔 심윤선씨(37)는 오픈마켓인 옥션에 가발,신발 등을 파는 'MAYS'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출퇴근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도 키울 수 있어 만족한다"며 "수입도 월 500만~1000만원 사이로 직장생활 때보다 많다"고 했다.

그는 9살,7살짜리 두 아이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 인터넷경매사이트 eBAY에 아동용품을 공급하는 엘리사 세바씨(35·캐나다)는 "직장 여성들은 일을 하면서도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마련인데 재택근무를 하면 이런 부채의식 없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인터넷 맘들에게 재택근무 팁을 제공하는 사이트(www.internetbasedmoms.com)를 운영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들도 인터넷 맘의 증가를 반기고 있다.

2005년 하반기 재택근무를 본격 시작한 한국IBM 관계자는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우수 여성인력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관리자들의 만족도가 90% 이상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김기태 대한상공회의소 노사인력팀 차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여성인력 확보를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시스템이 정착되면 앞으로 국내에서도 인터넷 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