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주가상승이 편치 않은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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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奎載 < 논설위원ㆍ경제교육연구소장 >
급등하는 주가를 바라보는 보통 국민들의 마음이 그다지 편치는 않다.
'또 기회를 놓쳤구나'하는 아쉬움도 적지 않고 '내 사업 내 장사는 안 되는데 주가는 왜 오르나' 하는 질시도 없지 않을 테다.
'시류에 밝은 사람들은 벌써 부동산에서 손 떼고 주식으로 큰 재미를 본다는데 나는 공짜 돈이라고는 벌어볼 팔자가 아니구나' 하는 푸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새삼 통장을 만지작거려 보지만 몇 배씩이나 올라버린 주식을 지금 잘못 샀다가는 상투잡기 십상이고 그렇다고 쳐다만 보자니 속만 타는 꼴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주가를 봐라,경제는 문제없지 않나"고 빈정대는 것도 유쾌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어서 식당 옆자리 사람들이 "에이! 주식에 관심 없어"라며 애써 무관심을 가장하는 딱한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미리 말해두지만 안심하시라! '주식투자는 사는 기술이 아니라 파는 예술'이라고 했거니와 따고 잃는 것은 자리를 털고 일어설 때 계산해봐야 한다는 것이 모든 종류의 투기에는 만고불변의 금쪽같은 말씀이 아니던가 말이다.
버핏 같은 고수들이야 쉬고 나갈 때를 안다지만 99승을 올린 끝에 마지막 일격으로 모든 것을 날리는 것이 또한 보통사람들의 주식투자다.
주가는 번뇌와 함께 올랐다가 환호 속에 폭락한다는 말이 있지만 5월 중순을 넘기면서 점차 그린스펀이 비이성적 열기(irrational exuberance)라고 불렀던 불타오르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도 확실하다.
코스피는 올 들어 20%나 올라 중국 상하이의 50%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니 정말이지 화끈한 한국인이다.
주가가 오를 만한 이유는 주먹구구식으로 헤아려도 최소한 99가지는 더 되는 것 같다.
우선 경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고,참여정부 들어 계속 미루기만 해왔던 설비투자가 증설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한·미FTA로 국가리스크가 해소되었고,철강 조선 기계 등 전통 산업의 가치 사슬을 따라 기업실적이 호전되는 등 이유는 끝이 없다.
노령화 시대를 맞아 펀드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40,50대 연령층의 금융자산의 구조변화가 수반된다고 설명하면 금상첨화요 한국기업의 실적대비 주가,다시 말해 PER가 여전히 낮다거나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라고 첨언한다면 설명은 세련미까지 풍긴다.
그러나 역시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유동성이다.
올들어 증시에 몰린 돈은 예탁금,CMA,펀드,여기에 외상거래까지 합치면 거의 50조원이다.
50조원이 몇 바퀴만 돌면 300조원의 시가총액을 올려놓는 정도는 여반장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이 또 있다.
미국이 매년 1조달러씩 해외에 퍼붓는 달러(무역적자)가 있고 엔 캐리 자금이 적어도 3000억달러에서 많으면 다시 1조달러다.
산유국의 석유판매 대금도 천문학적 숫자다.
국내 총유동성은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12%씩 꾸역꾸역 늘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외에서 넘쳐나고 있는 돈의 힘이요,돈질이다.
자본시장의 화폐적 착각이라고 불러 마땅하다.
지금의 주가상승을 만들어 내는 가장 큰 힘이 M&A라는 점도 기억해둘 만하다.
한국 기업의 경영권을 놓고 국제적인 경매가 진행되는 꼴이라면 이 주가를 즐겨야 할 이유가 없다.
미탈이 포스코 경영권을 운운한 것이 또한 주가를 띄워 올렸다면 이 주가는 국민경제에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지금 그 어떤 선진국도 한국만큼 경영권이 무차별적으로 공격당하게 되어있는 나라는 없다.
더구나 외국인 비중이 유통주식으로 따지면 60%가 넘는다.
외국인이 떼돈 벌어간다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 이유는 물론 없다.
그러나 머니게임에서 압도적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템플턴에서나 론스타에서나 소버린에서 익히 보아왔던 터다.
개인투자자들은 떡고물에 허겁지겁이다.
자사주와 배당으로 쏟아붓는 돈이 매년 주식조달 자금의 2배인 15조원이다.
자금조달이 아니라 돈먹는 하마다.
거꾸로 되어도 한참 거꾸로다. 이런 터에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그것이 이상한 노릇이다.
그러니 부디 보통사람은 주가에 열 받지 말 것이며 대통령도 숟가락부터 들고 뛰지 마시기를….
jkj@hankyung.com
급등하는 주가를 바라보는 보통 국민들의 마음이 그다지 편치는 않다.
'또 기회를 놓쳤구나'하는 아쉬움도 적지 않고 '내 사업 내 장사는 안 되는데 주가는 왜 오르나' 하는 질시도 없지 않을 테다.
'시류에 밝은 사람들은 벌써 부동산에서 손 떼고 주식으로 큰 재미를 본다는데 나는 공짜 돈이라고는 벌어볼 팔자가 아니구나' 하는 푸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새삼 통장을 만지작거려 보지만 몇 배씩이나 올라버린 주식을 지금 잘못 샀다가는 상투잡기 십상이고 그렇다고 쳐다만 보자니 속만 타는 꼴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주가를 봐라,경제는 문제없지 않나"고 빈정대는 것도 유쾌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어서 식당 옆자리 사람들이 "에이! 주식에 관심 없어"라며 애써 무관심을 가장하는 딱한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미리 말해두지만 안심하시라! '주식투자는 사는 기술이 아니라 파는 예술'이라고 했거니와 따고 잃는 것은 자리를 털고 일어설 때 계산해봐야 한다는 것이 모든 종류의 투기에는 만고불변의 금쪽같은 말씀이 아니던가 말이다.
버핏 같은 고수들이야 쉬고 나갈 때를 안다지만 99승을 올린 끝에 마지막 일격으로 모든 것을 날리는 것이 또한 보통사람들의 주식투자다.
주가는 번뇌와 함께 올랐다가 환호 속에 폭락한다는 말이 있지만 5월 중순을 넘기면서 점차 그린스펀이 비이성적 열기(irrational exuberance)라고 불렀던 불타오르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도 확실하다.
코스피는 올 들어 20%나 올라 중국 상하이의 50%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니 정말이지 화끈한 한국인이다.
주가가 오를 만한 이유는 주먹구구식으로 헤아려도 최소한 99가지는 더 되는 것 같다.
우선 경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고,참여정부 들어 계속 미루기만 해왔던 설비투자가 증설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한·미FTA로 국가리스크가 해소되었고,철강 조선 기계 등 전통 산업의 가치 사슬을 따라 기업실적이 호전되는 등 이유는 끝이 없다.
노령화 시대를 맞아 펀드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40,50대 연령층의 금융자산의 구조변화가 수반된다고 설명하면 금상첨화요 한국기업의 실적대비 주가,다시 말해 PER가 여전히 낮다거나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라고 첨언한다면 설명은 세련미까지 풍긴다.
그러나 역시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유동성이다.
올들어 증시에 몰린 돈은 예탁금,CMA,펀드,여기에 외상거래까지 합치면 거의 50조원이다.
50조원이 몇 바퀴만 돌면 300조원의 시가총액을 올려놓는 정도는 여반장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이 또 있다.
미국이 매년 1조달러씩 해외에 퍼붓는 달러(무역적자)가 있고 엔 캐리 자금이 적어도 3000억달러에서 많으면 다시 1조달러다.
산유국의 석유판매 대금도 천문학적 숫자다.
국내 총유동성은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12%씩 꾸역꾸역 늘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외에서 넘쳐나고 있는 돈의 힘이요,돈질이다.
자본시장의 화폐적 착각이라고 불러 마땅하다.
지금의 주가상승을 만들어 내는 가장 큰 힘이 M&A라는 점도 기억해둘 만하다.
한국 기업의 경영권을 놓고 국제적인 경매가 진행되는 꼴이라면 이 주가를 즐겨야 할 이유가 없다.
미탈이 포스코 경영권을 운운한 것이 또한 주가를 띄워 올렸다면 이 주가는 국민경제에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지금 그 어떤 선진국도 한국만큼 경영권이 무차별적으로 공격당하게 되어있는 나라는 없다.
더구나 외국인 비중이 유통주식으로 따지면 60%가 넘는다.
외국인이 떼돈 벌어간다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 이유는 물론 없다.
그러나 머니게임에서 압도적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템플턴에서나 론스타에서나 소버린에서 익히 보아왔던 터다.
개인투자자들은 떡고물에 허겁지겁이다.
자사주와 배당으로 쏟아붓는 돈이 매년 주식조달 자금의 2배인 15조원이다.
자금조달이 아니라 돈먹는 하마다.
거꾸로 되어도 한참 거꾸로다. 이런 터에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그것이 이상한 노릇이다.
그러니 부디 보통사람은 주가에 열 받지 말 것이며 대통령도 숟가락부터 들고 뛰지 마시기를….
jk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