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오빠' 이상민(35)이 서울 삼성 썬더스로 둥지를 옮겼다.

31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진행된 이상민 선수 서울 삼성썬더스 농구단 입단식에서 이상민은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다.

이날 서울 삼성 썬더스 입단식을 치름으로써 공식적인 '삼성맨'이 된 이상민은 입단기자회견을 통해 최선을 다해 새로운 팀에 적응할 것을 다짐했다.

이상민은 팀적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10여년 동안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전주 KCC 이지스를 떠나게 된 이상민의 개인적인 아쉬움이 짙게 느껴지는 입단식이 아닐 수 없었다.

삼성은 2006-2007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서장훈을 전주 KCC로 보낸 후 이날 서장훈의 보상선수로 포인트가드 이상민을 지명한 것이다. 이들 선수를 맞 교환한 셈이 됐다.

사실 삼성은 그동안 이상민의 나이가 기존의 선수들보다 다소 많아 고심해 왔었다. 그러나 이상민의 탁월한 경기 운영능력으로 삼성이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고 판단, 영입 결정을 내렸다.

실제 이상민은 6년 연속 올스타에서 팬투표 1위를 차지할 만큼 여전히 폭팔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거물급 선수다. KCC의 전신인 현대 시절 팀을 3차례 정규리그 우승, 2차례 플레이오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작 이상민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CC가 서장훈을 영입한 뒤 보호선수로 서장훈, 추승균(33), 임재현(30)을 묶는 바람에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삼성으로 가게 됐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형길 KCC 단장은 "이상민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농구 팬들도 이상민과 서장훈이 갈라서게 된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모처럼 12년만에 콤비를 이루어 '신촌 독수리'시절의 활약을 기대했던 것이 다시 영원한 경쟁자로 맞서게 됐기 때문일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