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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아베 총리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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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쓰오카 도시카쓰 일본 농림수산상이 정치자금 문제로 자살한 지난 28일 오후. 급보를 받고 시신이 안치된 도쿄시내 게이오대 부속 병원을 찾은 아베 신조 총리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관저로 돌아온 아베 총리는 "임명권자로서 각료의 행동에 책임을 느낀다"며 매우 침통해 했다.

    마쓰오카 농수산상의 자살은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있다. 지난 1월 공개된 정치자금 내역서에 마쓰오카 농수산상이 공짜로 쓰는 의원회관 사무실에 수천만엔의 임대료와 3000만엔 이상의 전기료 수도료 등 사무실 유지비를 계상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를 감싼 건 아베 총리였다.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마쓰오카 농수산상의 정치자금이 논란이 될 때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적극 옹호했다.

    마쓰오카 농수산상은 고이즈미 전 총리 시절부터 '급진 개혁'에 반기를 들며 '아베 총리 만들기'에 나섰던 측근 이었다. 아베 총리로서는 그를 끝까지 보호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 사이에선 농수산상의 자살 이후 동정론보다는 사태가 이렇게까지 되도록 그를 감싸고 돈 아베 총리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엔 공적연금 보험료 납부 기록 5000여만건이 유실된 사건까지 밝혀져 총리의 인기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내각 지지율은 32%로 추락했다. 지난달 조사보다 11%포인트나 떨어져 작년 9월 정권 출범 후 최저치였다.

    이 상태대로 참의원 선거를 치렀다가는 정권이 붕괴될 것이란 위기감이 자민당 내에 퍼지고 있을 정도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건 연금 관리 부실과 각료들의 부적절한 정치자금 문제로 정치 불신이 깊어진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아베 총리는 취임 후 '전후(戰後) 체제의 탈피'를 내걸고 평화헌법 개정,집단적 자위권 재해석 등 이데올로기적인 '큰 정치'로 승부를 걸려고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내가 낸 연금 보험료와 세금이 어떻게 관리되고 쓰이는지'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삶과 직결된 '작은 정치'에 실패해 '큰 정치'마저 그르칠 위기에 처한 아베 총리의 행보가 궁금하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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