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통합 시한으로 제시한 6월14일이 다가오면서 소속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대선을 불과 6개월여 앞두고 통합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자 당내에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때 당내 제1주주였던 정동영 전 의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탈당을 고민 중인) 의원들의 고민을 십분 이해하며 저도 그 고민과 축을 같이 하고 있다.무성했던 논의와 고민을 끝내고 결단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결단의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문희상 전 의장도 "일부를 제쳐놓고 가더라도 다음 달 14일 전까지 (통합신당의) 창당 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으며,김덕규 전 국회부의장은 "대통합신당을 만들려면 가건물이라도 지어야 한다.정치적 상황변화는 전광석화처럼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탈당 흐름에 힘을 실었다.유재건 의원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열린우리당과 중도통합신당,우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 등 20여명은 27일 저녁 회동을 갖고 대통합신당의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대철 고문이 주도한 이날 모임에서 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 △먼저 탈당한 무소속 의원 및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창준위 구성 △중도통합신당과 민주당 본류의 참여 등 3단계 '통합 로드맵'을 마련했다.

한 의원은 "6월 14일 전까지 '행동(탈당)'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며 "집단 탈당이 될지 일부가 순차적으로 탈당하는 모습이 될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을 뿐"이라고 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