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山이 살아야 사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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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오 < 수필가 >
이 아름다운 계절에 지리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영봉 천왕봉은 남동쪽으로 무너지고 중봉은 북쪽으로 무너져 내린다.
그 줄기인 필봉산의 남쪽면도 심한 상처와 흉터로 얼룩져 있다.
그 모습을 보면 누구나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이러다 지리산 전체가 무너질 것 같아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지리산 주변에는 지금도 도로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 산청군이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산청군은 올해 2월 '산청군 범국민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원계획 변경을 환경부에 신청,승인이 나는 대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설치 경로는 중산리~법계사,중산리~장터목대피소 구간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명분은 등산객 급증에 따른 산의 황폐화를 막고 외부 관광객을 더 유치한다는 것이다.
'지이산'(智異山)이라 쓰고 '지리산'이라고 부르는 이 산은 예로부터 금강산,한라산과 더불어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 속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방장산'(方丈山)이라 일컬어 왔다.
신라시대는 오악(五嶽) 중의 하나인 '남악'(南嶽)으로 민족적 숭앙을 받았다.
그리하여 1967년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됐다.
전북 남원시,전남 구례군,경남 산청·하동·함양군의 3도 5개 시군과 15개 면을 접하고 있는 거대한 산군.그 속에는 '청학동'도 숨어있다.
천연기념물인 올벚나무를 비롯해 주목,원추리,한약재 등 식물 1369종이 태고의 원시림을 이루고 있으며 이 울창한 수림 속에는 풍부한 먹이를 바탕으로 한 27종의 포유류와 110여종의 야생조류,271과 2697종의 곤충,11종의 양서류,16종의 파충류,44종의 어류 등이 서식해 우리나라 최대 자연 생태 보고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리산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그 규모나 생태계,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함께해온 민족의 영산이란 점이다.
단군왕검 이래 5000년 세월을 이어오는 동안 좌절과 굴곡의 역사에서 우리는 지리산 능선에 기대어 통곡도 하고 새로운 삶과 희망을 기약하며 때로는 산자락을 부여잡고 발버둥치고 피 흘린 민족이 아니던가.
그것은 과거의 삶이기도 하지만 지금도 계속되는 얘기이고 끝없이 이어질 미래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지리산 생명연대'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등이 남원 실상사에서 '성삼재 관통도로 이대로 놔둘 것인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바 있다.
88년 성삼재도로 개통 이후 노고단 탐방객은 20배 이상 늘어났다.
주말이면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그 결과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의 주능선 황폐화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
연간 300만명이 넘는 탐방객으로 심한 몸살을 앓게 됐고 결국 도로개설 20년도 안되어 환경파괴 등의 이유로 도로 전면 폐쇄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까지 이른 것이다.
이런 값진 교훈을 간과하고서 천왕봉 주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발상은 이해하기 힘들다.
케이블카가 없는 지금도 휴일이면 천왕봉은 인파로 북적인다.
특히 매년 1월1일에는 천왕일출을 보기 위하여 5000여명이 몰려든다.
이날은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줄을 서고도 모자라 떠밀려서 올라갈 정도다.
이러한 상태에서 케이블카까지 설치하여 사람을 태워다 보탠다고 생각해 보자.천왕봉 일대가 아수라장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때는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아예 도로를 개설하자는 주장이 나올 법도 하다.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더라도 그것은 범국민적 합의로,보다 입체적인 국토개발 차원에서 검토되고 추진되어야 할 문제다.
천왕봉이 산청군에 속해 있다고 해서 해당 지자체가 나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것이 개발이든 보존이든,지역경제든 국가경제든,적어도 국립공원은 미래지향적인 안목에서 그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이 시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고귀한 유산이며 대대손손 이어져야 할 후손들의 소중한 삶터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지리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영봉 천왕봉은 남동쪽으로 무너지고 중봉은 북쪽으로 무너져 내린다.
그 줄기인 필봉산의 남쪽면도 심한 상처와 흉터로 얼룩져 있다.
그 모습을 보면 누구나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이러다 지리산 전체가 무너질 것 같아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지리산 주변에는 지금도 도로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 산청군이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산청군은 올해 2월 '산청군 범국민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원계획 변경을 환경부에 신청,승인이 나는 대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설치 경로는 중산리~법계사,중산리~장터목대피소 구간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명분은 등산객 급증에 따른 산의 황폐화를 막고 외부 관광객을 더 유치한다는 것이다.
'지이산'(智異山)이라 쓰고 '지리산'이라고 부르는 이 산은 예로부터 금강산,한라산과 더불어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 속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방장산'(方丈山)이라 일컬어 왔다.
신라시대는 오악(五嶽) 중의 하나인 '남악'(南嶽)으로 민족적 숭앙을 받았다.
그리하여 1967년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됐다.
전북 남원시,전남 구례군,경남 산청·하동·함양군의 3도 5개 시군과 15개 면을 접하고 있는 거대한 산군.그 속에는 '청학동'도 숨어있다.
천연기념물인 올벚나무를 비롯해 주목,원추리,한약재 등 식물 1369종이 태고의 원시림을 이루고 있으며 이 울창한 수림 속에는 풍부한 먹이를 바탕으로 한 27종의 포유류와 110여종의 야생조류,271과 2697종의 곤충,11종의 양서류,16종의 파충류,44종의 어류 등이 서식해 우리나라 최대 자연 생태 보고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리산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그 규모나 생태계,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함께해온 민족의 영산이란 점이다.
단군왕검 이래 5000년 세월을 이어오는 동안 좌절과 굴곡의 역사에서 우리는 지리산 능선에 기대어 통곡도 하고 새로운 삶과 희망을 기약하며 때로는 산자락을 부여잡고 발버둥치고 피 흘린 민족이 아니던가.
그것은 과거의 삶이기도 하지만 지금도 계속되는 얘기이고 끝없이 이어질 미래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지리산 생명연대'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등이 남원 실상사에서 '성삼재 관통도로 이대로 놔둘 것인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바 있다.
88년 성삼재도로 개통 이후 노고단 탐방객은 20배 이상 늘어났다.
주말이면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그 결과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의 주능선 황폐화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
연간 300만명이 넘는 탐방객으로 심한 몸살을 앓게 됐고 결국 도로개설 20년도 안되어 환경파괴 등의 이유로 도로 전면 폐쇄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까지 이른 것이다.
이런 값진 교훈을 간과하고서 천왕봉 주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발상은 이해하기 힘들다.
케이블카가 없는 지금도 휴일이면 천왕봉은 인파로 북적인다.
특히 매년 1월1일에는 천왕일출을 보기 위하여 5000여명이 몰려든다.
이날은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줄을 서고도 모자라 떠밀려서 올라갈 정도다.
이러한 상태에서 케이블카까지 설치하여 사람을 태워다 보탠다고 생각해 보자.천왕봉 일대가 아수라장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때는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아예 도로를 개설하자는 주장이 나올 법도 하다.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더라도 그것은 범국민적 합의로,보다 입체적인 국토개발 차원에서 검토되고 추진되어야 할 문제다.
천왕봉이 산청군에 속해 있다고 해서 해당 지자체가 나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것이 개발이든 보존이든,지역경제든 국가경제든,적어도 국립공원은 미래지향적인 안목에서 그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이 시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고귀한 유산이며 대대손손 이어져야 할 후손들의 소중한 삶터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