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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사는 나라 따라하던 한국… 이젠 우리것 만들어 남 가르쳐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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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외환위기가 일어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니다.

    1997년 3월26일 한국은행 자금부의 보고서는 외환위기 도래 가능성을 지적했고,민간경제연구소도 관련 보고서를 냈다.

    문제는 정책 담당자와 연구자 사이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지식이 정책에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개별 지식을 통합하고 활용할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정책지식이란 행정부나 입법부가 정책을 입안,실행,평가하는 지식을 말한다.

    정책지식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실용적 복합 지식이 샘솟는 '건강한' 지식생태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김선빈 외 지음,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의 정책지식 생태계를 진단하고 미국 등 외국사례를 분석한다.

    역사·문화·제도 차원의 연구와 근본 처방도 제시한다.

    결론에서는 정책지식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일곱 가지 조건으로 주체적 열림의 자세,사회적 신뢰,구조화된 다양성,다양한 소통구조,정책지식 생산자 간의 생성적 관계,자기조절 능력,도전적인 새로운 시도를 꼽는다.

    그리고 건강한 정책지식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세 가지 실천과제로 정책지식 생태계의 다양성을 키우고,활발한 상호작용 환경을 조성하며,적절한 선별 메커니즘을 정립하라고 권한다.

    이 책은 양과 질에서 묵직하다.

    두께는 물론 14명의 필자,21명의 연구자문단 규모도 그러하다.

    2005년 6월 국회 시사 포럼 창립 1주년 기념 정책발표회에서 '역동적인 지식생태계 조성'을 제시한 후 2006년 1~11월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략과제 결과물로 나오기까지 정책지식 생태계의 관계자들이 참여한 수준 높은 연구 결과물이다.

    복잡계 연구를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이 책은 전체와 부분의 문제를 함께 풀어낼 수 있는 질 좋은 정책지식이 창출·활용·선별되는 정책지식 생태계 구축을 강조한다.

    이를 이끌어 낸 복잡계 이론과 방법론은 그동안 많이 소개되었지만,한국의 구체적 문제해결에 활용된 예는 적다.

    관계망분석과 진화모형 시뮬레이션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 도출과 정책대안까지 끌어낸 보기 드문 연구성과다.

    그러면서 한국의 미래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외환위기 극복에 활용된 외래 모델은 아직도 논란의 대상인데,이런 논쟁을 풀 수 있는 방안으로 정책지식 생태계 활성화를 제시한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 시대를 거쳐 1987년 이후 민주화 시대를 보내고 새로운 시대를 탐색하는 오늘의 한국을 포스트 민주화 시대라고 하자.오늘 한국의 핵심과제를 이 책에서 구한다면 지식생태계 구축일 것이다.

    산업화 시대의 한국은 선발산업국가의 제도와 지식을 수용하는 '잘사는 나라 따라가기'를 핵심 전략으로 택했다.

    민주화 시대에는 세계화에 동참하여 '잘사는 나라와 함께하기'를 전략으로 삼았다.

    이제 포스트 민주화 시대는 '우리 것 만들고 남에게 가르쳐 주기'까지 해야 한다.

    이는 정책지식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서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국의 국가전략을 제시한 연구서라 평가할 만하다.

    629쪽,2만8000원.

    장승권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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