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테크 시장에서도 현재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현안인 '트릴레마(Trilema,Triple+Dilemma,3중 위기)'에 따른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 국면을 시장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쪽으로 풀어 나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주택담보 대출을 갖고 있는 서민들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트릴레마 현상은 급등하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출발점이다.

계절적으로 북반구 지역이 비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대부분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을 그대로 놔두면 인플레로 직결된다.

특히 국민들의 체감물가를 악화시키는 것이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용인할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시장참여자들의 기대가 높아진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원자재의 국내 도입가격을 낮춰 인플레를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가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일본은 엔화 가치 약세를 무기로 과거 '잃어버린 10년' 동안에 빼앗긴 시장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국내 수출업체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국인 중국은 여전히 낮은 임금 등을 활용해 거세게 추격해 오는 과정에서 '샌드위치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느 정부든 손놓고 있을 간 큰 정부는 없을 것이다.

직접개입 여부와 관계없이 이 상황에서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은 높아진다.

원화 가치 안정을 위해 외환당국이 개입하면 달러화를 매입한 만큼 시중유동성은 늘어난다.

최근처럼 시중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원화 가치 안정을 위해 풀린 통화를 방치하면 부동산 투기 재연 등의 또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국채를 매각해 이를 걷어낼 수밖에 없다.

이때 채권시장에서는 국채가격은 떨어지고 역비례 관계에 있는 시장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만약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시장금리를 안정시키려면 원화 가치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결국 정책당국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를 안정시키자니 원화 가치가 강세가 되고,원화 가치를 안정시키자니 시장금리가 오르고,시장금리를 안정시키자니 인플레가 들썩이는 트릴레마 국면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한 가지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책당국이 트릴레마 현상을 시장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쪽으로 풀어가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이다.

여전히 시중유동성이 많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이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재테크 생활자들은 당분간 시장금리가 상승된다는 것을 전제로 재테크 전략을 짜야 한다.

시장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서민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주택담보 대출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현 시점에서 여유자금이 있으면 △금리가 높은 대출 △만기가 다가온 대출 △규모가 작은 대출 순으로 갚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다.

이 순서대로라면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이 있다면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부터 갚아야 한다.

같은 담보대출이라면 대부업체나 상호저축은행의 부채를 은행대출보다 먼저 상환하고,또 만기일이 가까운 대출일수록 우선적으로 갚는 것이 연체에 따른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예·적금을 갖고 있을 경우 만기가 얼마 안남은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금리가 높은 대출을 상환해 이자부담을 줄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