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음료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작년까지 녹차가 주를 이루던 음료시장에 혼합차 음료가 가세하며 불붙기 시작한 '차(茶)의 전쟁'은 올 들어 옥수수수염차,보리차,새싹차,메밀차 등 각종 건강음료가 쏟아져나오며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업계들이 앞다퉈 '검은콩' 음료를 신제품으로 쏟아내며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녹차와 혼합차의 한 판 승부

올해 차음료 시장을 놓고 녹차와 혼합차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2005년 남양유업이 국내 최초로 혼합차 '17차'를 출시하며 시작된 '차음료 대전'은 올 들어 양측이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차음료 시장 판도는 혼합차가 주도권을 쥔 상태다.

혼합차의 대표 '17차'는 작년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동원보성녹차'를 제치고 차음료 판매 1위에 올랐다.

'17차'가 문을 연 혼합차 시장은 지난해 롯데칠성이 '오늘의 차'를 출시하고 올해 해태음료가 '차온'을 선보이며 시장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후발주자인 해태음료 측은 정우성 지현우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올시즌 3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녹차의 반격도 만만찮다.

혼합차의 공세에 주춤거렸던 녹차음료는 올해 전열을 추스려 반격을 꾀하고 있다.

녹차음료 1위 동원F&B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부드러운 L녹차'를 최근 출시했다.

떫은 맛을 줄이고 체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을 강화한 게 특징.

코카콜라도 작년 선보인 '하루 녹차'를 업그레이드한 '맑은 하루 녹차'를 내놨다.

이 밖에 현대약품 식품사업부에서 선보인 고함량 카테킨 녹차 '다슬림9' 등이 가세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녹차음료의 공세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옥수수 수염,보리음료의 선전

작년 7월에 광동제약이 선보인 '옥수수수염차'가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병(이하 340㎖ 기준)을 돌파하더니 지난달에는 3000만병을 돌파했다.

본격적으로 음료 성수기가 시작되는 5월에만 1000만병 이상이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광동옥수수수염차'의 올해 매출 목표는 350억원(출하가 기준).'선이 고운 절세가인 광동옥수수수염차'라는 다소 긴 이름이 붙어 있는 이 차음료는 광동제약이 예로부터 한방에서 이뇨작용과 부기제거에 효능이 있다는 옥수수 수염으로 만든 음료로 옥수수차의 구수한 맛과 옥수수 수염의 기능성이 가미돼 녹차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 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음료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옥수수수염차가 고속 성장하자 롯데칠성음료를 비롯 웅진식품ㆍ동원F&Bㆍ남양유업 등이 줄줄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0년 보리차 음료 '하늘보리'를 내놓았던 웅진식품은 보리 음료가 인기를 끌자 조만간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월 8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늘보리는 초기에는 순수한 보리차 형태였으나 최근엔 현미 옥수수 등의 재료를 넣어 만들고 있다.

동서식품도 작년 보리 음료 '동서 보리수(水)'를 내놓았다.

국내산 보리와 200m 이상의 지하 암반수를 이용해 만들어 구수하고 깨끗한 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오늘의 차-보리차'도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검은 콩,웰빙음료의 선두주자

그동안 우유와 두유 등 유제품에 가미된 적은 있지만 콩음료 자체는 다소 이색적이다.

최근 발표된 한양대 연구팀의 자료에 따르면 검은콩은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효과가 일반 콩에 비해 우수하며 살찌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화방지 효과가 탁월해 음료업체 쪽에서 상품화를 위해 예의 주시해왔다.

해태음료는 최근 국내산 서리태로 만든 '차온 까만콩차'를 내놨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다량 함유돼 노화방지에 좋다는 검은콩을 차음료에 접목시킨 제품으로 100% 국산 검은콩으로 만들었다.

이어 동아오츠카도 '블랙빈테라피'를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동아오츠카는 젊은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용기를 고급화하고 '핑클' 출신의 이효리와 성유리를 모델로 내세우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100% 검은콩으로 만들어 구수한 맛과 뒷맛이 깔끔한 게 특징이다.

회사 측은 올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로리는 적어 다이어트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음료업체들의 검은콩을 재료로 한 각종 메뉴 개발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아오츠카 측은 "올해 차음료시장이 화두인데 기존 차음료로는 크게 성공하기 어려워 새로운 제품을 기획했다"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향후 주력제품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