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에 집중 투자하는 금융 파생상품인 '아트 펀드'가 쏟아진다.

지난해 판매된 사모(私募) 형식의 아트 펀드인 스타아트펀드(한국미술투자)와 서울명품아트펀드(표화랑)가 10~20%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가운데 박여숙 화랑,아라리오갤러리,마이클 슐츠 화랑이 아트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아트 펀드를 통해 올 한 해 600억~1000억원의 금융권 자금이 미술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미술품 양대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K옥션의 낙찰 총액(6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이처럼 금융권의 '뭉칫돈'이 유입되면 활기를 띠고 있는 시장에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올해 나올 아트펀드=박여숙 화랑은 한국투자증권 등과 함께 80억원 규모의 아트 펀드(가칭 서울명품아트펀드 2호)를 다음 달 중 선보인다.

박여숙 화랑은 투자 대상 작품을 선정하고 펀드 운용은 서울자산운영사가 맡는다.

운용 자산의 95%를 미술품에,5%는 채권·어음 등 금융 상품에 투자한다.

만기는 3년6개월이며 목표 수익률은 '연 10%+α'이다.

또 화랑계의 '큰손'으로 통하는 아라리오갤러리의 김창일 회장 역시 200억~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하반기에 조성한다.

아라리오 관계자는 "신한은행 등 10여개 금융사와 펀드 조성을 위해 접촉 중"이라며 "펀드에 편입될 작가는 국내 작가보다는 미국 중국 인도 독일 등 해외 작가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아트 펀드도 있다.

영국의 파인아트펀드회사는 중국 미술품에만 투자하는 차이나 아트펀드(설정액 250억원)를 최근 출시했으며 한국 투자자를 상대로 25억원을 배정해 놓은 상태다.

이 회사 대표인 필립 호프만씨는 서울을 방문,오는 25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아트펀드 관련 컨퍼런스를 연다.

이 밖에 지난해 11월 국내에 진출한 독일 유명 화랑 마이클 슐츠 갤러리도 아트 펀드를 추진하고 있고 갤러리 현대,선화랑,노화랑,이화익갤러리,아트파크 등도 하나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아트펀드 조성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아트펀드 두자릿수 수익률 기록 중=지난해 출시된 한국미술투자의 스타아트펀드(설정액 100억원)와 표화랑의 서울명품아트펀드(75억원)의 경우 수익률 면에선 안정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술투자(대표 박영덕)는 지난해 12월 출범시킨 스타아트펀드의 4개월 누적 수익률이 18.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익률은 올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12.3%)보다 높으며 영국 파인아트펀드의 연간 수익률(21.5%)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국미술투자 측은 이달부터 25억원을 투입해 김강용 작품(20점),백남준 작품(3점) 등 모두 50점을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또 서울명품아트펀드의 6개월 누적 수익률 역시 10%를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미술투자 이인홍 이사는 "요즘 미술 시장이 좋아 아트 펀드가 대안투자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금융권엔 아직 전문적인 아트펀드 매니저가 없는 실정이어서 최근의 미술시장 호황에 비해 펀드 운영 수익률이 생각만큼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