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박훈성씨(47)의 개인전이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박씨는 캔버스를 비롯해 콘크리트,알루미늄 등 판재 위에 다양한 꽃과 식물들의 이미지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리는 작가다.

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는 진달래,나팔꽃,식물 줄기 등의 이미지에 거친 드로잉과 칼자국,구멍들을 수놓은 100호(160×132cm) 이상 대작 '사이(Between)' 시리즈 15점을 내걸었다.

사물 자체보다 사물과 사물들의 차이와 간극,틈새를 다룬다는 의미에서 작품 제목을 모두 '사이'로 붙였다.

구상화 추상의 틈새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그의 작품은 판재에 묘사된 꽃을 통해 감정이 배제된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 특징.

아름다운 꽃이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는 상징적인 대상이라면 캔버스,콘크리트,아크릴 패널 등 판재는 차가운 현실을 응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내 작업은 단순히 장식적 즐거움을 주는 이미지 재현이나 난해한 개념의 시각적 유희가 아니라 이미지와 사물과의 공존 관계를 탐구하는 과정"이라며 "사실적 이미지와 추상적 사물과의 '사이'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점당 2000만원이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