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구조물공사 전문업체인 ㈜정도건철의 양석희 사장(51)은 아마추어 골프대회 참가를 통해 실력을 다져가고 있는 '고수'다.

참가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싱글'이 되자마자 자신의 골프실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첫 대회가 스카치블루배 지역예선전이었는데 80타를 넘게 치면서 떨어졌어요.

라운드 내내 얼마나 긴장되던지….심리적 압박감이 보통이 아니더군요."

하지만 그 경험은 골프 실력을 한층 탄탄하게 해줬다.

또 정관장배 아마추어대회에 참가,예선전 2위에 이어 최종전에서도 2위를 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퍼블릭 골프장인 베어크리크GC가 '인터넷 회원'들을 대상으로 주최한 클럽챔피언전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양 사장은 지난 3월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경-링스배 아마추어 골프랭킹전'에서는 공동 9위에 오르며 전국 무대에 확실하게 이름을 알렸다.

올해는 전국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면서 티샷을 정확하게 어디에 보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다음샷을 하기 편한 곳으로 보내야만 스윙이 좋아지고 결과적으로 스코어가 낮아집니다.

위험을 피하고 변수를 감안해서 샷을 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양 사장은 1996년 골프에 입문한 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을 활용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했다.

"회사 옆에 실내 연습장이 있었는데 자장면을 주문해 먹으면서 매일 1시간 이상씩 연습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대단한 열정이었어요."

입문 3개월 만에 보기플레이어 수준의 친구,선배들과 라운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기를 하면 자꾸 돈을 잃었다.

"너무 약이 올라 이를 악물고 연습에 몰두했습니다.

6개월 만에 모두 실력으로 제압했지요.

그렇게 돈을 따가던 선배가 지고 나더니 지금까지 다시 라운드하자는 얘기를 안 하더군요."

양 사장은 골프 잘치는 비결로 '스윙 궤도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구질에 따라 스윙궤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슬라이스가 나면 '플랫'하게 스윙해주고,훅이 나면 '업라이트'하게 스윙해주면 공이 반듯하게 갑니다.

페이드 구질을 치고 싶으면 스윙궤도를 '아웃-인'으로,드로 구질을 원하면 '인-아웃'으로 스윙해주면 됩니다."

80타대를 치는 골퍼가 어떻게 해야 '싱글'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거리 욕심을 내지 말 것'을 주문했다.

"파 4홀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리지 못하는 곳은 없습니다.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하려다 스코어 몰락을 가져 옵니다.

18홀의 절반을 보기만 해도 '싱글'입니다.

긴 홀에서는 그린 주변으로 공을 보내 어프로치샷으로 파나 보기를 노리는 작전을 구사하면 어렵지 않게 '싱글'이 됩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