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한국 법률시장 진출 전초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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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로펌 심슨 대처의 홍콩 파트너 박진혁 변호사.거의 매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던 그가 최근에는 3~4주에 한 번씩으로 출장 주기를 늘렸다.이제는 호텔에서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될 만큼 고객과의 신뢰가 쌓였기 때문.
풍력발전 부품 생산업체인 평산이 골드만삭스로부터 624억원을 투자받을 때도, 한전이 해외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했을 때도 주된 자문 수단은 '전화'였다.공식적인 외국 법률사무소 설치는 시장 개방 1단계인 내후년께나 가능하지만 이미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고객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심슨 대처 총 30명 변호사 중 한국인은 9명.시장이 개방되면 심슨 대처 한국 지사장을 맡게 될 1순위 후보들이다.홍콩 전체로는 한국인 변호사가 50명이 넘는다.
외국 로펌의 파상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시작된 한·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영국계 로펌의 공격적인 성향에 비추어 국내 시장엔 한바탕 회오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진원지는 홍콩이다. 세계적 로펌과 회계법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 로펌의 고객 리스트엔 삼성 LG SK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은행들이 대부분 망라돼 있다.
지난해 전 세계를 통틀어 기업 상장(IPO) 규모에서 5위(37억달러)를 기록한 롯데쇼핑의 서울과 런던 동시 상장(주간사)은 박 변호사의 손을 거쳤다.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투자(10억달러)와 불발로 그쳤지만 론스타-국민은행 간 외환은행 재매각 계약(67억달러)엔 영국계 로펌 링클레이터스의 홍콩 파트너 이상훈 변호사가 관여했다.
"기업 입장에선 홍콩이 서초동 법조타운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박 변호사는 "한국도 5대 로펌은 몰라도 6대 이하 로펌은 시장 개방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김&장이나 태평양 세종의 어느 변호사가 유능한지는 다 알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물론 이 같은 '홍콩발 경계경보'에 반론도 있다. 미국계 클리어리 고틀리브 스틴앤 해밀턴의 홍콩 파트너 한진덕 변호사는 "너무 앞서간다"고 말했 다. 국내외 로펌 간에 어느 정도 역할 분담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할 경우 준거법이 뉴욕법과 영국법이어서 영·미 로펌들의 자문이 불가피하지만 한국 법에 관한 한 국내 로펌의 협조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시장 개방으로 사무소를 해외에서 국내로 옮기는 순간 '영역 침범'마저도 시간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
이런 외부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법무법인 율촌이다. 외국 로펌의 전유물이던 고객 마케팅을 통한 '판촉 활동'으로 맞불을 놓은 것. 율촌은 얼마 전 삼성토탈 LG전자 현대차 우리금융지주 등 총 51개 고객사 임직원 80여명을 초청,최신 주요 법령을 소개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고객이 묻는 질문을 기다려 답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역시 홍콩에서 7년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사내 변호사로 있다 율촌 창립 때 합류한 강희철 변호사의 설명이다.
외국인 변호사와 한국계 외국 변호사 영입 붐이 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외국 기업들의 국내 진출 확대가 예상되면서 영·미법에 정통하고 '언어 핸디캡'이 없는 외국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얘기.
김권회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지난달 프랑스인 변호사를 1명 영입했고 미국교포 변호사 3명도 채용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율촌은 영국계 알렌오버리에서 10년간 활동했던 강효영 미국 변호사를 스카우트,인재 확보전에서 외국 로펌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풍력발전 부품 생산업체인 평산이 골드만삭스로부터 624억원을 투자받을 때도, 한전이 해외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했을 때도 주된 자문 수단은 '전화'였다.공식적인 외국 법률사무소 설치는 시장 개방 1단계인 내후년께나 가능하지만 이미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고객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심슨 대처 총 30명 변호사 중 한국인은 9명.시장이 개방되면 심슨 대처 한국 지사장을 맡게 될 1순위 후보들이다.홍콩 전체로는 한국인 변호사가 50명이 넘는다.
외국 로펌의 파상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시작된 한·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영국계 로펌의 공격적인 성향에 비추어 국내 시장엔 한바탕 회오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진원지는 홍콩이다. 세계적 로펌과 회계법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 로펌의 고객 리스트엔 삼성 LG SK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은행들이 대부분 망라돼 있다.
지난해 전 세계를 통틀어 기업 상장(IPO) 규모에서 5위(37억달러)를 기록한 롯데쇼핑의 서울과 런던 동시 상장(주간사)은 박 변호사의 손을 거쳤다.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투자(10억달러)와 불발로 그쳤지만 론스타-국민은행 간 외환은행 재매각 계약(67억달러)엔 영국계 로펌 링클레이터스의 홍콩 파트너 이상훈 변호사가 관여했다.
"기업 입장에선 홍콩이 서초동 법조타운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박 변호사는 "한국도 5대 로펌은 몰라도 6대 이하 로펌은 시장 개방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김&장이나 태평양 세종의 어느 변호사가 유능한지는 다 알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물론 이 같은 '홍콩발 경계경보'에 반론도 있다. 미국계 클리어리 고틀리브 스틴앤 해밀턴의 홍콩 파트너 한진덕 변호사는 "너무 앞서간다"고 말했 다. 국내외 로펌 간에 어느 정도 역할 분담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할 경우 준거법이 뉴욕법과 영국법이어서 영·미 로펌들의 자문이 불가피하지만 한국 법에 관한 한 국내 로펌의 협조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시장 개방으로 사무소를 해외에서 국내로 옮기는 순간 '영역 침범'마저도 시간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
이런 외부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법무법인 율촌이다. 외국 로펌의 전유물이던 고객 마케팅을 통한 '판촉 활동'으로 맞불을 놓은 것. 율촌은 얼마 전 삼성토탈 LG전자 현대차 우리금융지주 등 총 51개 고객사 임직원 80여명을 초청,최신 주요 법령을 소개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고객이 묻는 질문을 기다려 답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역시 홍콩에서 7년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사내 변호사로 있다 율촌 창립 때 합류한 강희철 변호사의 설명이다.
외국인 변호사와 한국계 외국 변호사 영입 붐이 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외국 기업들의 국내 진출 확대가 예상되면서 영·미법에 정통하고 '언어 핸디캡'이 없는 외국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얘기.
김권회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지난달 프랑스인 변호사를 1명 영입했고 미국교포 변호사 3명도 채용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율촌은 영국계 알렌오버리에서 10년간 활동했던 강효영 미국 변호사를 스카우트,인재 확보전에서 외국 로펌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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