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폭행' 혐의로 구속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뒤늦게나마 후회의 눈물을 글썽이며 컴퓨터 화면으로 만난 아들에게 "새 사람이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오후 7시부터 20분간 남대문서 유치장안에 설치된 화상면회실에서 경찰관 1명이 동석한 가운데 아내와 첫째, 둘째 아들과 화상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걱정하지 말라"고 아내를 위로했으며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차남에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사람이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베이지색 체육복, 슬리퍼 차림의 김 회장은 대화 도중 고개를 떨구는 등 상당히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회장은 전날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가족면회를 거부했으나 이날 저녁 화상면회를 받아들여 가족들이 화상카메라를 가회동 자택 컴퓨터에 급히 설치해 만남이 이뤄졌다.

대기업 재벌총수로는 처음 일선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김 회장은 이날 오전 7시에 일어나 유치장으로 배달된 2천500원짜리 구내식당 밥을 모두 비운 뒤 오전 10시30분부터 6시간 동안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조사를 받았다.

점심을 조사실에서 자장면으로 떼운 김 회장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전날보다는 한층 피로가 풀린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유치장 2층 7호실에 홀로 수감된 김 회장은 `오 하느님'이라는 책을 잠깐 들여다봤을 뿐 생각이 많은 듯 별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6호실에는 진모 경호과장이 수감돼 있으나 쇠창살 너머로 서로 말을 주고 받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