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여섯 살 전후로 사생활을 갖기 시작한다.

이때 부모가 "어린 게 무슨…"하고 무시해 버리면 영역을 침범당한 짐승처럼 사나워질 수 있다.

대개는 떼쓰고 소리지르고 우는 방법을 통해 어른의 항복을 받아낸다.

중학생이 되면 휴대폰 문자 메시지,일기장,낙서장이 사생활 보호 대상으로 편입된다.

이 시기엔 또래 간의 결속이 강화되어 부모의 간섭에 온몸으로 저항한다.

대학도 안 가고 돈이나 벌겠다는 등 고집을 부리는데 여자 아이의 경우 화장을 한다거나 이성을 만나기도 한다.'

'부모가 아이를 화나게 만든다'(이정숙 지음,한국경제신문)는 '이유없는 반항'은 없다고 말한다.

가장 큰 원인은 자립 본능을 이해하지 못한 엄마의 구구절절 잔소리와 아빠의 냉담.예전에 없었던 돌출 행동을 보게 되면 반사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구원 요청의 신호로 해석하라는 얘기다.

아들과는 직설적으로,딸과는 우회적으로 대화하고 자식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원칙이 확실해야 한다는 주문은 명쾌하다.

평행선을 달리는 의견을 상처없이 조율하는 '당근 작전',치마폭 속의 황태자나 공주로 만들지 않는 '채찍 작전'도 효과적이다.

공 좀 찬다고 해서 제2의 박지성을 기대한다든지,조금만 노래를 잘하면 조수미처럼 되라는 요구는 오를 수 없는 나무에 올라가라 하는 격이라고.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지금 말대꾸하는 거니?''학원을 안 보내 줘,과외를 안 시켜 줘? 왜 성적이 떨어지는 거야,'식의 화법 역시 바꿔야 한단다.

부모 노릇도 공부해야 잘할 수 있는 세상이다.

276쪽,1만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